"당연히 통과 예상했는데"..靑 '퇴짜'에 서울시 '충격'

검증 한 달 넘게 지속되며 직원들도 '설왕설래'
"해명된 사안인데 문제 크게 만드는거 아닌가" 우려도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김창남 기자 = 황보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가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로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결국 고배를 마셨다.

서울시의 행정·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기조실장이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취소되며 서울시도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서울시에 황 직무대리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로 인사검증이 쉽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직무대리는 '한남3구역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정의당 서울시당과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지난 4일 황 직무대리의 부동산 이해충돌방지 의무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그를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정의당 서울시당은 이날 오후에도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 의혹 서울시 기조실장 임용 재가를 철회하고 A씨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에게도 "공직윤리 위반 의혹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청와대의 공식 통보가 오지 않았지만, 황 직무대리 대신 김의승 경제정책실장을 후보자로 선정해 인사검증을 요청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황 직무대리가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돼 김 실장을 후보자로 인사검증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후임 기조실장의 임명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황 직무대리가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직무대리의 청와대 인사검증 기간이 길어지며 그동안 내부 직원들의 설왕설래도 이어졌다.

오 시장이 지난달 16일 조인동 행정1부시장, 류훈 행정2부시장, 황 기조실장을 각각 내정하고 청와대에 임용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지난 14일 행정1·2부시장 임명만 재가했다.

한 서울시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황 직무대리의 인사 검증이 한 달 넘게 걸리고, 청와대 재가가 왜 나오지 않는지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대부분 직원들이 당연히 통과할 것으로 생각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며 "황 직무대리는 능력과 추진력이 좋았던 분인데 직원들도 안타까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시장이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안 된 경우는 있지만, 기조실장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상당수 직원들이 부동산과 관련된 이슈는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계기인 것 같다"고 덧붙엿다.

이미 2년 전 논란이 불거졌지만, 감사위원회 등 검증을 끝낸 사안인데 오히려 인사 철회로 일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 국장급 간부는 "문제가 없는데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이미 2년 전에 문제가 불거져 국감 등을 통해 해명이 됐고, 정의당 경찰 고발도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 않냐"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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