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위원, "日 스가 총리가 취소 요청해도 올림픽 개최한다"

최진주 2021. 5. 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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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취소하라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장수 위원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중지(취소)를 요구해도 대회는 개최한다"고 말했다고 슈칸분슌(週刊文春)이 단독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올림픽의 취소나 연기에 대한 권한이 일본 정부가 아닌 IOC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발언은 개최국 의사를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나 다름 없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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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칸분슌 딕 파운드 IOC 위원 단독 인터뷰
"과학적으로 안전 가능한데 왜 못 믿냐"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당시 기자회견을 하는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취소하라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장수 위원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중지(취소)를 요구해도 대회는 개최한다”고 말했다고 슈칸분슌(週刊文春)이 단독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올림픽의 취소나 연기에 대한 권한이 일본 정부가 아닌 IOC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발언은 개최국 의사를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나 다름 없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6일 슈칸분슌 최신호에 따르면 딕 파운드(79) IOC 위원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올림픽 개최를 확언했다. 캐나다 수영선수 출신인 파운드 위원은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 시절 부위원장을 역임한 IOC 최장수 위원이다.


"대회 개최 반대는 과학적인 증거를 무시하는 것"

그는 인터뷰에서 “일본 국민 대부분이 개최에 부정적인 의견이라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도 “대회를 개최해도 추가 위험은 없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데, 왜 그들은 이를 무시하는가”라며 일본 국민을 탓했다. “과학적인 것은 아무래도 좋다, 그냥 ‘싫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개최한다면 분명 성공을 축하할 텐데”라면서 일본 국민의 개최 반대 여론이 비과학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개최 시 관중은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안전을 생각하면 관중을 넣는 것은 안 된다”면서 “솔직히 세계의 99.5%는 TV나 인터넷 플랫폼에서 즐길 것이기 때문에 대회장에 관객이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개막 2개월을 앞둔 지난 23일 일본 수도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에서 시위대가 피켓 등을 들고 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해 43%가 '취소', 40%가 '재연기'를 주장했고, 올여름 개최를 지지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도쿄=EPA 연합뉴스

"스가 총리가 중단을 요구하더라도 개인적인 의견 불과"

선수들의 건강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에 가는 사람은 모국을 떠나기 전에 여러 번 검사를 받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도 검사를 받는다. (전용) 버스를 타고 '버블'에 싸여 선수촌으로 이동하는 등 운영상의 자세한 내용은 주최자와 일본 정부, 보건 당국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일본 정부의 방역 방침을 신뢰했다. 일본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 데 대해서는 불만을 표했지만 “그래도 마스크와 거리두기 등을 통해 위험을 거의 ‘제로’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개최 취소를 결정하는 기준에 대해 묻자 “허용할 수 없는 정도의 위험이 있는지 여부”라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는 “과학적으로 모두 컨트롤할 수 있다”며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스가 총리가 중단을 요구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 대회는 개최된다”고 단언했다.


슈칸분슌 "일본은 IOC 속국이 아니다"

최근 일본 국민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IOC 주요 임원들의 무신경한 발언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딕 파운드 위원의 발언은 반대 여론을 오히려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긴급사태 발령 중이라 하더라도 올림픽은 개최한다”는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의 발언과 “우리는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발언은 “일본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해도 된다는 뜻이냐”는 반발을 불렀다.

슈칸분슌은 인터뷰와 함께 스가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대회를 개최하는 쪽으로 손을 잡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은 IOC의 속국이 아니다. 스가 총리도 고이케 지사도 바흐 회장이 이끄는 IOC에 판단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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