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건→1만2천건' 민원 폭증..국민신문고 마비시킨 '매크로'

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입력 2021. 5. 2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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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한 지자체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인 이른바 '매크로'를 이용해 한꺼번에 수만 건의 민원을 제기해 해당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국민원익위 국민신문고 게시판에 자동으로 민원을 등록했다.

입주 예정자들이 매크로를 사용해 등록한 민원은 국민권익위와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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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 아파트 민원 2주만에 300배 이상 증가
입주 예정자 카페 가보니 민원 등록 매크로 공유
민원 급증에 국민신문고 일시 중단..지자체도 골머리
국민신문고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내 한 지자체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인 이른바 '매크로'를 이용해 한꺼번에 수만 건의 민원을 제기해 해당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이 중단되는 등 민원 행정에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300배 늘어난 민원…매크로가 원인

수원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A아파트 관련 민원.
26일 국민권익위원회와 경기도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수원시 장안구의 A아파트와 관련해 '외부인이 아파트에 들어올 수 없도록 경계담장을 설치해달라'는 민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민원은 처음에는 40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민원건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4월 1주차에 842건으로 늘더니, 일주일 뒤에는 1만1925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2주 만에 300배 이상 폭등했다.

그렇게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수원시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A아파트 관련 민원은 8만여 건을 넘었다.

A아파트의 경우 2천여 세대 규모에도 불구하고 훨씬 많은 민원이 제기된 것에 대해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입주예정자들이 카페를 통해 '매크로'를 공유해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A아파트 입주 예정자 카페에서 공유되고 있는 메크로의 설명. 독자 제공
입주예정자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국민원익위 국민신문고 게시판에 자동으로 민원을 등록했다. 국민신문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정해진 민원이 반복해서 등록되는 방식이다.

매크로는 지난해 7월 카페에 올라온 게시글을 통해 쉽게 공유됐다. 게시글에는 매크로의 사용법, 문제 발생 시 해결방법, 설명 동영상이 상세히 첨부됐다.

뿐만 아니라 카페에는 시공사 홈페이지에 민원을 올릴 수 있는 다른 매크로도 공유됐다.

카페 가입자들은 매크로 사용을 권장하듯 매일 자신이 등록한 민원을 인증까지 하고 있었다.

한 입주 예정자는 "건설사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니 민원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지 않냐"며 "입주 예정자들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 질 때까지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폭증한 민원에 국민신문고 마비…지자체도 골머리

입주 예정자들이 매크로를 사용해 등록한 민원은 국민권익위와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수원지역 민원 신청을 일시 중단한다는 내용의 국민신문고 공지사항.
국민권익위는 4월 15일 오후 4시부터 같은 달 19일 오전 9시까지 수원시 관련 민원 신청을 일시 중단했다. 수원지역 민원이 갑자기 폭등했기 때문이다.

수원시도 민원인들에게 시공사 및 건설사와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식 답변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관련 민원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국민신문고에 등록된 민원도 결국 담당 지자체로 이첩돼 부담은 고스란히 담당 공무원의 몫이 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이 요구하는 사안은 수원시가 아닌 건설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마치 수원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해결될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담당 공무원이 맡고 있는 아파트는 A아파트 이외에도 많은데 민원 답변에만 일과 시간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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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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