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꿈의 15분'..머리싸맨 韓배터리 "진짜 어려운 과제"

김성은 기자 2021. 5. 27.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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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상무/사진=SNE리서치 웹세미나 캡쳐


"전기차 배터리의 고용량화와 급속충전은 사실 상반된 기술 문제다.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게 개발진에 엄청난 숙제다. 하지만 시장이 그 방향을 원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정동욱 삼성SDI 그룹장)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넘어야 할 다음 '허들'(장애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급속충전'을 꼽았다.

한 번 충전으로 300마일(약 480km) 정도를 갈 수 있는 전기차들이 실제 양산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판단, 이제는 빠른 충전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게 과제란 뜻이다.

지난 25일 SNE리서치에서 '2025년 이후 전기차를 위한 리튬이온배터리(LIB) 소재 개발 및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연사로 나선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상무는 "2015년쯤 40분 충전에 약 200마일 갈 수 있는 전기차가 나와 시장 성장에 원동력이 됐다"며 "2020년 이후로 20분 충전으로 300마일 가량 갈 수 있는 전기차가 나온데다 각국의 친환경을 위한 인센티브와 규제 정책이 전기차 시대를 좀 더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가 주행하다 도중에 멈출 수 있단 걱정이 해소된데다 각국 보조금 정책 등으로 전기차 가격도 하향하고 있음은 전기차를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2025년에는 전기차 구매자 입장에서 어떤 것들이 중요할지를 생각하게 된다"며 "한 번 충전으로 350마일을 갈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은 가능할 것 같지만 이를 15분 내 급속 충전해야 한다는 것이 진짜 어려운 과제"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연사로 나섰던 정동욱 삼성SDI 그룹장도 "지금은 전기차 시장이 그렇게 크지 않아 집에서도 충전을 많이 해 급속 충전이 큰 필요가 없다고 보기도 한다"며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급속충전 필요성은 커질 것"이라고 봤다.

업계에서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배터리 에너지 고밀도화와 충전 시간을 단축, 이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에는 상충하는 기술적 장애들이 많은 것으로 본다.

/사진=삼성SDI 블로그 캡쳐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주로 양극재와 연관된다. 밀도를 높이려면 출력과 상관 없는 부자재를 빼고 양극 활물질을 많이 넣어줘야 한다. 양극 활물질은 리튬과 금속성분의 조합으로 니켈, 망간, 알루미늄 등이 이에 속한다.

배터리 충전은 쉽게 말해 양극에서 리튬 이온이 나와 음극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음극재를 구성하는 흑연 등 소재가 이온을 빠르게, 제대로 받아들일수록 충전속도가 높다. 그런데 부자재를 빼고 활물질을 빼곡히 쌓아 '로딩레벨'을 높일수록 리튬 이온이 움직일 때 저항이 더 커질 수 있고 제 자리를 찾아가는 데에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 상무는 "15분 내 고속 충전에 핵심이 되는 것은 음극"이라며 "음극이 리튬이온을 잘 받아들이려면 결국 음극재가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기술적 한계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의 고에너지 밀도와 고속 충전, 둘 다 병립하려면 결국 소재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며 "두 가지를 만족하면서 장수명, 안전성까지 확보한다면 LIB의 '끝판왕'"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용량이 커지려면 양극재 뿐 아니라 음극재 용량도 커져야 하기 때문에 우선 고용량에 도움이 되는 인조흑연 뿐 아니라 실리콘계 소재도 현재 많이 사용되는 추세다. 다만 실리콘계 소재는 쉽게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약화시키도록 최적화 기술이 중요하다.

음극재 소재 뿐 아니라 전해질도 중요하다. 김 상무는 "리튬이 전해질을 매개로 이동하기 때문에 전해질의 저항을 줄이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해질에 첨가제를 넣어 저항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온의 이동을 더 빨리 하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또는 이온 이동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배터리셀이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있다.

한편 완성차 업계에서도 배터리 제조사들의 이같은 연구개발 방향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김원근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은 26일 세미나에서 차세대 배터리에 거는 기대로 낮은 비용, 주행거리, 내구성, 빠른 충전 등 네 가지를 예로 들며 "5분 충전시에 몇 킬로미터를 갈 수 있는지, 즉 단기 고속 충전쪽으로도 생각을 좀 틀어볼 수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여유가 있을때는 완충을 하고, 단기적 고속충전도 병행하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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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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