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노조 "뼈저리게 반성.. 하지만 해체는 절대 안된다"[뉴스업]

CBS 김종대의 뉴스업 2021. 5. 2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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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합치는데 1년 걸렸는데 석달 만에 해체라니
지주회사 체제, 시간 지나면 공공성 상실할 것
밀실에서 만든 기능조정안, 용납할 수 없다
주택청 신설, 올바른 방향인지 사회적 논의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이광조 (LH 노조위원장)


◇ 김종대> 지난 3월이죠. 국민을 분노하게 했던 LH 사태. 그 혁신안이 이르면 내일, 늦어도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해체 수준이 될 거다 이렇게 예고한 가운데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에 대해서 LH노동조합에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어요. 이광조 노조위원장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주셨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이광조> 안녕하십니까.

◇ 김종대> 이렇게 직접 언론인터뷰 하시기까지 쉽지 않았죠?

◆ 이광조> 그렇습니다. 먼저 지난 3월 2일에 내부정보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이 발생했잖아요. 그래서 LH 직원을 대표해서 국민분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좀 안겨드린 건 사실입니다. 저희가 공직자로서의 그런 본분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저뿐만 아니라 전 LH 직원들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참 직원들이 집단 우울증에 빠져 있는 그런 참담한 상황입니다.

이광조 LH 노조위원장

◇ 김종대> 집단 우울증이다 이런 표현까지 써주셨으니 분위기가 짐작이 갑니다. 그러면 왜 좀 이 문제가 이렇게 자꾸 장기화되고 있는가 빨리 해결하고 새출발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 이광조> 저는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과 거기에 대한 해결방안이 좀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3월 2일에 참여연대하고 민변에서 발표 이후에 3월 11일날 바로 정세균 전 국무총리께서 LH를 해체 수준으로 개혁을 하겠다 그런 말씀을 하셨죠. 그런데 LH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충분한 고민 없이 단 9일 만에 해체를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과연 거기에 대한 올바른 대책인가라는 의문점이 듭니다.

◇ 김종대> 바로 본론을 말씀해 주셨는데, 따져보죠. 지주회사를 만들고 그 밑에 자회사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조직이 분리되는 거겠죠? 이렇게 핵심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도 제한되고 뭔가 투명해지는 견제와 균형 아니냐. 이거 좋은 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것 같은데 이게 왜 문제일까요?

◆ 이광조> LH의 기능에 대한 접근은 좀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정책을 대표적으로 수행을 하고 있고 특히나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 그리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공사가 설립이 돼 있는데 이런 부분을 좀 원활히 수행을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지주회사 체제라는 게 결국에는 지금 정확히 어떤 안이 논의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의 정보로서는 아마 주거복지가 모회사가 되고 개발회사가 자회사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면 결국에는 수익이 나는 자회사가 수익이 나지 않는 모회사에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이익을 줄 수밖에 없는 그런 사업구조잖아요.

결국 개발자회사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어떻게 보면 공공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수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되는 거고요. LH의 어떻게 보면 핵심 축인 교차보전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교차보전이라는 것이 사실상 예를 들어 신도시 사업 부분에서 수익이 나면 비수익사업인 주거복지 쪽에 손실이 나는 사업구조거든요. 지금 현재로 주거복지 연 2조 가량 손실이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종대> 이익을, 손실을 메워주는.

◆ 이광조> 그렇죠. 메꿔주는 거죠. 그리고 수도권에서 발생한 이익을 지방, 지방은 거의 손실이 나는 사업들이 많기 때문에 지방에 재투자하는 이런 선순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자회사 같은 경우에는 수익성 위주로 계속 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어떻게 보면 LH의 존재 이유라는 것이 결국에는 공공성 강화를 통한 부동산 정책을 원활히 수행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개발 자회사가 결국에는 수익성 위주로 가다 보면 원래 근본적으로 설립 취지인 공공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구조고. 혹시나 개발 자회사가 부실해지면 모회사도 동반부실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우려되는 점이죠.

◇ 김종대> 이번 혁신안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봐야 될 대목이 바로 이 대목이네요. 일부 시민단체는 아예 주택청을 신설하자. 이렇게 해서 주거복지로 가자 이렇게 주장하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광조> 글쎄요. 그 부분이 올바른 방향인지는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노조에서도 줄기차게 얘기하는 부분이 이렇게 지금 2~3개월 만에 해야 될 부분이 아니라 충분한 노사정, 그다음에 전문가집단, 시민단체 등 여러 집단이 충분한 논의 끝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김종대> 그러면 지금 그런 공론의 장이 마련되지 않고.

◆ 이광조> 아직 없습니다.

◇ 김종대> 정부에서 완전히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광조> 그렇죠. 그게 지금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정부가 3월 말에 발표한다, 4월에 발표한다, 5월 말에 발표한다. 지금 계속 미뤘지 않습니까? 그러면 결국 2~3달 안에 지금 발표를 하겠다라는 것이거든요. 저희 LH가 과거에 주택공사랑 토지공사랑 통합하면서 출범을 했습니다. 그 통합의 당시에도 용역기간을 포함해서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어요. 각계 의견도 수렴하고 여러 가지 사회적 논의를 이룬 다음에 통합이라는 절차에 착수를 했거든요.

전문가들은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통합보다는 분리하는 과정이 더 힘들다. 그러면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게 뻔한데요. 그러한 부분을 감안하지 않고 정부가 밀실에서 결국 두세 달 만에 이런 기능조정안을 만든다는 것은 저희도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마 국민들도 용납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김종대> 어쩌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 현행 시스템에서 어떤 공직기강을 강화하고 통제와 감시망 강화하는 것으로 과연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그렇게 하면 국민들이 보기에는 뭐 개혁한 게 없네요, 혁신된 게 없잖아. 이러면서 또 굉장히 질타하실 건데 어떻게 보세요?

◆ 이광조> 그래서 제가 서두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만약 LH의 어떤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문제가 있고 그것을 조정해야 된다고 하면 지금 정부만 해서 정부 주도로만 할 것이 아니라 당연히 사회적인 합의가 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기 위해서는 당연히 노측에 대한 의견도 들어야 될 것이고 저희 LH 사측에 대한 얘기도 들어야 될 것이고 또 시민단체, 그다음에 전문가들. 여러 계층에 계신 분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을 해서 그 안이 맞다고 하면 이게 국민의 명령이고 결국에는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이. 그래서 그 부분에 따라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논의 과정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죠.

◇ 김종대> 개인적으로 보기에 우리나라가 지주회사, 자회사로 이렇게 개편하는 것은 일종의 추세 같아요. 도로공사, 지하철공사. 이렇게 보면 다 자회사 설립하는 방향으로 가거든요. 물론 제가 그걸 찬성한다는 건 아닙니다. 이번에 개편안이 특별히 LH를 응징하기 위해 가혹한 혁신안을 만드는 거다, 이렇게 과연 봐야 되느냐는 것이죠. 지주회사는 추세 아닙니까?

◆ 이광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주회사의 분명히 장점도 있을 거예요. 과연 그런데 이 지주회사라는 게 공공기관. 특히 LH 같은 부동산 정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에 맞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사업 구조를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지의 조성, 주택 건설, 주거복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돼 있는데요. 예를 들어 택지개발을 할 때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를 합니다. 입지부터 시작해서 수요의 가능성. 그다음에 광역대책이라든지 교통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까지 유기적으로 검토가 되는데. 프로세스별로 분사를 해 버리면 이 사업에 대한 어떻게 보면 책임과 권한이 불분명하게 될 수 있는 것이죠.

◇ 김종대> 책임성의 문제가 생긴다 이 말씀이세요?

◆ 이광조> 예. 결국에는 구조가 원활하지 않게 굴러가다 보면 사업의 일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우리가 3기 신도시나 이런 부분도 속도감 있게 빨리 공급을 하라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이런 분사의 구조로서 사업 일정이 지연되거나 아니면 또 원가상승의 요소도 충분히 있는 것이고요. 결국에는 이제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라는 거죠.


◇ 김종대> 그게 국민들에게 결국 피해로 돌아간다. 그런데 만일에 이런 방식으로 이번에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해 버리면 노조에서는 앞으로 어떤 투쟁 계획 갖고 있습니까?

◆ 이광조> 우선은 저희 노조도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를 일으킨 데 대해서 정말 책임을 통감을 하고 있고요. 다만 이 기능 조정, 개혁안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이렇게 밀실에서 노정 간의 대화 없이 그리고 사회적인 합의 없이 이렇게 이루어지는 거에 대해서는 저희가 전적으로 동의를 할 수 없고요. 우리 헌법에서 보장된 노동 3권을 적극적으로 활용을 해서 대응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오늘은 LH 노조의 입장 들었고요. 내일은 해체 문제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저희가 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광조> 감사합니다.

◇ 김종대>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광조 노조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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