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걱정하더니 아닌가봐"..잔여백신 기존 대기자 100명씩

사건팀 2021. 5. 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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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먹통·대부분 지역 잔여 '0'..사실상 이용 불가
"부작용 불안 여전".."중장년층 사용 어려워" 지적도
65세부터 74세 사이 고령자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27일 서울 중랑구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 병원에서 한 시민이 AZ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2021.5.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사건팀 =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현장에서 남은 백신을 당일에 바로 예약해서 맞을 수 있게 되자 많은 시민들은 일상 회복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이전처럼 단체모임을 갖고 해외여행을 떠날 날이 가까워지는 걸 반겼다.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서비스 시작 직후 접종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예약시스템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백신을 맞고 희귀혈전 등 부작용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여전했다. 디지털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앱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잔여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네이버, 카카오톡 앱을 통한 '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를 이날 오후 1시부터 제공하고 있다.

다만 서비스 시작 직후 예약자가 몰리며 예약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톡에서는 '잔여백신' 검색을 하면 흰 화면만 뜨는 현상이 30분 넘게 이어졌다.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잔여백신' 탭이 아예 삭제되기도 했다.

네이버의 경우 정상적으로 작동이 됐지만, 종로구와 강남구, 성동구, 동작구, 관악구 등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잔여백신이 '제로'(0)로 떠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을 조회하고 당일 예약으로 접종까지 받을 수 있게된 27일 오후 서울에서 한 시민이 잔여백신을 검색하고 있다. 2021.5.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날 오후 병·의원에도 "온라인 예약이 안 된다"는 문의가 이어졌다. 서울 용산구의 한 위탁의료기관은 "기존 대기자만 100명 이상이고, 하루에 발생하는 노쇼백신 물량은 한자릿수라 언제 접종이 가능할지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위탁의료기관도 "앱으로 예약받은 건 전화 등으로 예약한 대기자가 모두 접종 받은 뒤에나 가능하다. 지금 당장 노쇼도 없다"면서 "대기자가 183번이라 실제 접종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서모씨(34)는 "백신을 맞으면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고, 5인이상 모임이 가능하다길래 예약 걸어놓고 대기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주변에 백신이 하나도 없더라"며 "계속 들여다본다고 나올 것 같지도 않다"고 허탈해했다.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5)도 "대학교 때 수강신청하는 기분으로 들어갔는데 수강신청보다 더 심해서 황당하다. 빨리 백신 맞고 여기저기 좀 편하게 놀러다니고 싶다"고 희망했다.

직장인 권모씨(33)도 "혹시나 해서 들어가봤는데, 근처에 남은 백신이 단 한개도 없더라"라며 "노쇼가 많다고 하더니 생각보다 맞으려는 사람이 많나보다 생각했다"는 의견을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우리동네 잔여백신 0, 어르신들 전부 주사 맞으러 가시는 모양이네" "잔여백신 예약받는다길래 봤더니 회사근처 집근처 백신 전부 다 나갔다. 나 얼른 2차까지 맞고 지인들 만나야 하는데" "잔여백신 맞아보려했더니 주변에 남는 데가 없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

이밖에 "잔여백신 0인데 다들 백신을 잘 맞는 좋은 현상인 거 같아 뿌듯하다" "앞으로는 부작용이라면서 뒤로는 다들 진심이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모든 예약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후 들어 물량이 점차 풀리면서 동작구 사당동, 서초구 방배동, 종로구 창신동 등 일부 병·의원에서 남는 백신을 예약할 수 있다. 물량은 3~10개 정도다.

시민들은 당일 접종이 어렵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시스템 도입에 대해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4)는 "백신을 맞고 빨리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백신을 예약했다"면서 "언제든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어 편하고 방역당국 입장에서도 백신 폐기량을 줄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이모씨(56)도 "어린이집 선생님이라 6월 접종이 예정돼있긴 하지만 학부모도 선생님도 불안한 상황이라 빨리 맞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직장인 이모씨(33)는 "AZ 백신이 50대 이하 여성에게 혈전 부작용이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금 당장은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백신 접종자에게 오후 10시 이후 제한이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제한 풀어주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앱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임모씨(59)는 "빨리 백신을 맞고 싶은데 지금 백신을 맞는 사람들은 65세 이상 아니냐"면서 잔여 백신 예약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임씨는 "카카오톡 이런건 젊은 사람들이나 하지 난 어려워서 못한다"면서 "전화로도 예약이 된다니 동네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봐야겠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2주간 위탁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잔여백신을 조회·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범 운영된다. 앱에 접속하면 인근 병·의원에서 발생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잔여량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당일 예약은 선착순으로, 잔여백신이 발생한 시점마다 예약 신청을 하는 방식이다. 단 이미 1회 이상 접종을 받았거나 희귀혈전 논란으로 접종을 권고하지 않은 30세 미만(1992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잔여백신 당일 예약을 할 수 없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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