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논란' 남양유업 결국 매각..한앤컴퍼니 "강도 높은 경영 혁신"(종합)

이승진 2021. 5. 2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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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한다는 주장의 후폭풍으로 역대 최대 위기를 맞은 남양유업이 끝내 경영권을 매각한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인수한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도 적용하고자 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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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한다는 주장의 후폭풍으로 역대 최대 위기를 맞은 남양유업이 끝내 경영권을 매각한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인수한다.

남양유업은 27일 최대주주인 홍 회장 외 2인이 보유주식 전량인 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한앤코 19호 유한회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사자간 합의가 없는 경우 8월 31일 이전에 대금지급이 이뤄지며 그 시점에 최대주주가 변경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앤컴퍼니 "강도 높은 경영 혁신 나선다"

한앤컴퍼니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계약 체결을 통해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를 만나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됐다"고 밝혔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도 적용하고자 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한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로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는 게 한앤컴퍼니 측 설명이다.

한앤컴퍼니는 투자회사의 기업체질, 실적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외 대표기업으로 도약시킨 경험을 기반으로 남양유업의 경영쇄신을 이룰 계획이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한 후 매각 한 바 있다. 2018년에 인수한 SK해운은 신규 장기계약 위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인 효과가 가시화 되며 위기의 해운사를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을 인수 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체질 개선과 내실을 다졌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기업 인수 후 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왔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불가리스 논란' 창립 이후 최대 위기…결국 매각

남양유업은 2013년 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13년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대리점 갑질’ 사태가 발생했고, 지난해엔 홍보대행사를 통해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에 지속적으로 게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남양유업 매출은 대리점 갑질 논란 전인 2012년 1조3650억원에서 지난해 9489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계속된 논란에도 남양유업은 사과를 통해 여론 무마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 '불가리스 논란'은 과거 ‘대리점 갑질 사태’보다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에 더 큰 타격을 주며 끝내 회복이 불가능할 거란 판단에 결국 사업 철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3일 남양유업은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공분을 샀다.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하며 남양유업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해서만 세포 시험을 하고 전체 제품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특정했다며 남양유업을 경찰에 고발하며 경찰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홍 전 회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 사퇴와 자식에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경영 쇄신책을 마련하고,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고 결국 경영권 매각이라는 결정에 이르게 됐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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