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에 밀린 日소니, "생산비용 70% 감축" 선언

황민규 기자 2021. 5.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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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혁신으로 인력감축..2년내 TV 생산비용 대폭 줄인다
TV 패널 등 주요 부품 가격 폭등에 인건비도 상승세
삼성·LG가 세계 시장 절반 장악, 소니 점유율은 하락세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TV 수요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양강구도가 더 탄탄해지고 있다. 이가운데 한때 TV 시장 맹주였던 소니는 부활을 노리며 2년내 자동화 공정을 강화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생산비용을 대폭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오는 2023년을 목표로 TV 생산비용을 지난 2018년 대비 70% 줄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가운데 생산비용을 최대한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소니가 올해 CES 2021에서 선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 /소니 제공

소니는 우선 최대의 TV 생산거점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무인 자동화 공장 실험을 단행할 예정이다.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공장에 최초의 무인 생산 라인을 도입하는 것으로 첫발을 뗀다. 공정 자동화와 함께 수천명 규모의 직원도 단계적으로 줄여 생산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니는 또 말레이시아 페낭에 위치한 음향장비 생산공장도 오는 9월까지만 운영하고 TV 생산 라인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자동화 생산라인 구축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둘 경우 다른 국가의 생산 거점으로도 이를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소니가 이처럼 생산비용 감축에 사활을 걸게 된 가장 큰 배경은 TV 시장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생산비용과 인건비는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가운데 그나마 마진이 높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삼성, LG전자에 밀려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은 올해 들어 무려 80% 뛰었고, 기타 TV 원재료 비용도 30%~50% 상승했다. TV 제조원가가 사실상 두배 수준으로 뛰었다는 분석이다. 이가운데 소니의 생산거점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인건비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제조업 근로자 인건비는 연 7048달러로 지난 10년전보다 25% 상승했다.

여기에 소니는 삼성전자, LG전자가 지난 10여년간 생산공정을 비약적으로 효율화 해온 것과 달리 이렇다할 진전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 LG의 경우 생산공정의 모듈화, 자동화를 통해 10여년전에 비해 라인당 생산대수를 10배 이상 늘렸다”며 “한 개의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인력도 10명 남짓한데 반해 소니의 경우 생산라인 혁신이 다소 뒤처져있다”고 평가했다.

경북 구미시 LG전자 구미 TV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 라인 앞에서 OLED TV 화면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한편 1990년대까지 세계 TV 시장을 한때 호령했던 소니의 입지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특히 팬데믹 사태로 TV 수요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두 기업과 점유율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 프리미엄 TV 분야에서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판매액 기준 합산 점유율이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한국 TV가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1분기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2.9%로 전분기보다 1%포인트 상승했고, LG전자는 19%로 약 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소니는 8%로 전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격차를 더 벌렸다. 삼성전자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46.5%의 점유율을 보였다. 그중에서 80인치 이상 TV 시장 점유율은 52.4%로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1분기에 약 64만 대가 팔린 2500달러(약 280만 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46.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24.5%)와 소니(17.6%)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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