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회사 찾아간 윤석열, 2030 보자마자 "들으러 왔습니다"
“많이 들으러 왔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4일 20ㆍ30세대 창업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앉자마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엔 하시은 논스 대표와 김재석 나인코퍼레이션 공동대표,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 등이 참석했는데, 만남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고 한다. 이들은 ‘블록체인’과 ‘코딩’ 등 IT관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다.
이날 만남은 윤 전 총장 측이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고 한다. 이른바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윤 전 총장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참석자 중 한명인 이범규 대표는 2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포트란’이란 옛날 코딩 언어를 알고 있더라”며 “윤 전 총장이 ‘자기들 세대에선 포트란이 전문가들이나 배우는 거였는데,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서 많은 사람이 코딩에 관심을 갖고 있다니 놀랍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공무원 사회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외치기만 할 게 아니라 직접 배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무원 연수 과정에 코딩 교육을 포함하면 어떻겠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되게 많이 들으려고 했다”며 “이해도가 빨라서 놀랍고 좋았다. 자리가 끝나갈 땐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블록체인 게임 엔진을 개발한 나인코퍼레이션의 영상회의에 참여해 임직원들과 깜짝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20명가량의 임직원이 모두 참석한 회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간혹 발언도 했다. 이 회사 임직원의 나이는 평균 28세다. 김재석 대표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등장에 직원들이 깜짝 놀라며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윤 전 총장이 나쁜 놈들을 때려잡던 검사 출신이라 블록체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20·30세대 등 젊은 층과의 소통 강화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30 창업자들과의 만남에 대해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지난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계기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소외된 젊은 층의 현실을 직접 듣기 위한 측면이 있다”며 “향후에도 스타트업 등 젊은 산업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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