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당당히 비행기 탑승권 받아 "나란히 좌석 앉아 여행..꿈만 같아요" [금주의 B컷]
[경향신문]
“이착륙 시 안전을 위해 반려견들을 전용 시트 위에 앉혀 주시고 목줄을 매어 주시기 바랍니다.”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일반 여객기와는 조금 다른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반려인들은 반려견을 시트 위에 앉히고 이륙 준비를 마쳤다. 지난 14일 총 20개 팀 18마리의 반려견과 반려인들이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은 반려견 동반 탑승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반려견들은 당당히 탑승권도 발급받았다. 비행기 탑승을 위해 사회화 교육을 받은 반려견들은 비행기 엔진 소리나 처음 겪는 환경에도 차분하게 좌석에 앉아 있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에 육박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는 제한적이다. 제주도에 가려 해도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동물을 ‘수하물’ 취급해야 하는 설움을 견뎌야 한다. 이런 설움도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건 아니다. 지난해 반려견 룽지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던 강석영씨는 룽지가 ‘치와와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항공사로부터 수하물 탑승도 거부당했다.
올해는 달랐다. “룽지와 함께 비행기 좌석에 나란히 앉아 제주도로 향하는 것이 꿈만 같아요.” 반려인 옆자리에 배정받은 룽지는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뒤 석영씨의 무릎에 기대 단잠에 빠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석영씨는 곤히 잠든 룽지의 모습을 조용히 휴대폰에 담았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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