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씨 죽음으로 월 3800만원 버는 그들

최연수 2021. 5. 3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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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입수한다며 후원금 받고
이미 공개된 영상 재가공 방송
"물보라 일어" 가짜뉴스 퍼뜨려
월 수익 744만~3809만원 추정

고(故) 손정민(22)씨의 사망에 대한 영상으로 수익을 올린 유튜버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추측성 사건 분석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을 것으로 추산되면서다. 일부는 가짜뉴스를 제작해 돈벌이를 시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구석 코난’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영상들을 만든 유튜버들은 정민씨 사건이 발생한 한 달 사이(30일 기준) 최소 740만~3800만 원대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브 방송 하나로 620만원 후원금 받기도
일부 유튜버들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영상의 조회 수와 실시간 생중계(라이브) 방송을 해서 후원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다. 자극적일수록 시청자들이 몰리고 댓글을 통해 가짜뉴스는 더 퍼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30일 유튜브 통계분석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와 ‘플레이 보드’를 이용해 정민씨 사건 영상을 올린 유튜브 계정 6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한 달간 744만~3809만원을 벌어들였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이 중 한 유튜버는 한 개의 라이브 방송 영상으로 620만원가량의 후원 금액을 받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실제 수익은 유튜브의 광고 단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아니다.

이들은 언론에 이미 공개된 CCTV 영상 등을 재가공해서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식으로 ‘A씨와 제 3자가 정민씨를 업었다’ ‘한강에 누군가를 밀쳐 물보라가 일어났다’ 등의 의혹이 생산됐다. 경찰이 가짜뉴스라고 밝힌 내용들이다. 정민씨 친구 A씨의 가족이 고위직과 관련이 있다는 가짜뉴스도 이런 영상으로 퍼졌다.


“단독입수”→사람 몰리자 “외압으로 공개 못해”

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고 손정민 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16일 오후 서울 한강공원 반포지구에서 열리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 유튜버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CCTV를 입수하기 위해서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직접 현장에 나가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을 하며 공개되지 않은 CCTV의 위치들을 확인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식이었다. 이 유튜버가 공개한 CCTV에 대해 서초서 관계자는 “이미 경찰에서 파악하고 있는 영상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 유튜버는 ‘경찰이 확보하지 않은 CCTV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고 이야기하며 라이브 방송을 했지만, 영상을 공개하진 않았다. “외부의 압박이 있어 대신 정민씨의 부친에게 영상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했으나 정민씨 아버지는 당시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일 제보로 들어온 영상은 없었다”고 했다.


“가짜뉴스, 그럴듯해 현혹된다”

송정애 대전경찰청장이 서울의 손정민 사건 수사팀을 비판하고 있다는 내용의 가짜 유튜브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시청자들은 의혹 제기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들에게 끊임없이 후원금을 보냈다. 직장인 박모(30)씨는 “가짜뉴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유튜버가 CCTV 영상을 확대해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하는 걸 보면 진짜인 것 같은 착각이 들어 계속 보게 된다”며 “경찰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유튜브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모(55)씨는 “언론과 경찰이 사실을 묻으려고 한다거나, 어떤 정보를 최초로 공개한다는 등의 소식을 접하면 현혹될 수밖에 없다”며 “라이브 방송에 들어온 수백명의 시청자들이 의혹에 동조하는 실시간 댓글을 다는 걸 보면 ‘이렇게 믿는 사람이 많은데 가짜일 리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경찰은 정민씨 사건에서 불거진 가짜뉴스 논란이 위법 소지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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