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양도세 중과 앞두고 거래절벽 심화.. 다주택자 '버티기' 돌입
다주택자·단기보유자 중과
전월세신고제도 동시 시행
당정, 임대사업자 稅혜택 축소
다주택자들 보유 집 매도 유도
4년 만에 정책 뒤집어 논란 속
전문가 "전·월세 물량만 줄 것"
30일 정부에 따르면 다주택자와 주택 단기 거래자에 대한 양도세 인상안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새로운 양도세제가 적용되면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이 10%포인트씩 올라 최고세율은 기존 65%에서 75%로 뛴다.
현재는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6∼45%)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인 경우 20%포인트를 더해 부과하지만 앞으로는 각각 20%포인트, 30%포인트를 추가하게 된다.
보유 기간이 1년 미만인 주택을 거래할 때 양도세율은 기존 40%에서 70%로 올라간다.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한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은 기본세율에서 60%로 인상된다.
새로운 제도 시행을 앞둔 시장에선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기대하면서도 임대인의 세금부담 세입자 전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는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소득이 드러나 세금부담이 커지면 결국 전월세 임대료를 올려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는 집주인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매입임대 폐지 방침을 놓고 부동산 시장의 후폭풍이 거세다. 다주택자에게 주는 과도한 혜택을 축소해 시중에 주택 매물이 많이 풀리도록 하겠다는 의도지만, 시장에서는 거래절벽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되레 전세난만 부추길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30일 민주당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등록임대 사업자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지난해 7·10 대책을 통해 아파트 등록임대를 폐지한 가운데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지난 27일 건설임대를 제외한 모든 주택 유형에 대한 매입임대 사업자 신규등록 폐지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등록임대 폐지가 집값 안정에 별다른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데다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이 급증한 상황이라 ‘파느니 버티는 게 낫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등록임대 사업자가 보유한 물량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되지 않아서 아파트 수요 중심으로 돌아가는 부동산 시장에 줄 수 있는 충격파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반면 매입임대 폐지가 전·월세 물량 축소로 이어지면서 전세난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물량이 매매시장으로 나오면 그만큼 전·월세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는 극히 일부고 연립과 다가구·다세대 주택 등이 매물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딱히 안정되는 효과는 없고, 전·월세 시장의 불안만 가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일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와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시중에 매물이 풀릴 것이란 정부 기대와 달리, 매물도 줄어들고 집값도 오르는 상황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지난해 12월 7524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올해 1월 5774건, 2월 3865건, 3월 3774건, 4월 3610건으로 매달 줄어들었다. 5월 거래는 아직 신고 기간이 절반가량 남긴 했지만, 이날까지 2218건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지역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1월 1만8769건에서 2월 1만5442건, 3월 1만5972건, 4월 1만3077건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강남(0.78%)·서초구(0.68%)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은 평균 이하로 올랐지만, 도봉(1.92%)·강북(1.69%)·노원구(1.50%) 등 외곽 지역이 전체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전셋값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0.62% 올라 4월(0.5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렇게 정부의 기대와 부동산 시장이 엇나가게 된 것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보다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버티기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급매로 집을 내놓는 대신 우선 증여로 세금 부담을 덜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세금을 내며 버틴다고 해도 추후 집값 상승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증여는 3039건으로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와 양도세 인상을 앞두고 버티기와 매도, 증여의 세 갈림길에서 서울·강남의 다주택자 다수가 증여로 돌아서거나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며 “최근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자 부유층이 자녀에게 서둘러 집을 마련해주려 강남 아파트 증여에 나선 경우가 있고, 고령의 다주택자 가운데는 종부세 증세 부담을 피하려 절세형 증여에 나선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나기천·박세준·김희원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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