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중음악 공연 다시 돌아온다
뮤지컬·클래식·연극과 다르게 차별
집회·모임으로 분류 인원 제한 규제
재분류땐 100명 이상 관객 공연 가능
최근 '대중음악+클래식' 변칙 공연
오락가락 행정에 우려 목소리 확산
"장르적 차별보다 현장 관리 강화를"
그동안 대중음악은 뮤지컬이나 클래식, 연극 등과 같은 ‘문화활동’이지만, 이들과 달리 ‘집회 및 모임’으로 분류돼 50명 또는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공연할 수 없었다.
31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최근 정부가 대중음악을 뮤지컬 등과 같이 문화활동으로 재분류하려고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좌석 간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만 지키면 대중음악이더라도 100명 이상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대중음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7월 중으로 코로나19 방역 규정안을 만들 예정인데, 이에 앞서 대중음악을 뮤지컬, 클래식, 연극 등과 같이 묶을 예정”이라며 “이러한 방침은 이르면 이달 중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개최된 대중음악 공연은 사실상 전무하다. 그럼에도 폴킴이 가능했던 것은 ‘클래식과 함께한’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잔잔한 음악을 부르는 가수 공연이더라도 대중음악이기 때문에 개최가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여기에 바이올린 등 클래식 악기가 더하면 ‘크로스 오버’나 ‘클래식’ 공연이 되기 때문에 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클래식 악기 등을 더하면 ‘대중음악’ 공연이 아닌 ‘복합공연’으로 분류된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중음악이 아니라고 판단해 공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기초자치단체 한 관계자는 “이들(클래식 악기 등을 더한 대중음악) 공연은 크로스 오버 장르이기 때문에 좌석 간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 개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밴드 자우림도 공연 내용을 변경, 오는 18∼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 자우림은 앞서 지난해 11월에 공연을 개최하기로 했다가 지난 1월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때도 ‘대중음악’ 공연이기 때문에 진행할 수 없었다. 이에 이번에는 클래식 악기를 더했다. 공연 이름도 클래식 용어인 ‘안단테 드라마티코(느리고 극적이게)’를 더해 ‘잎새에 적은 노래 안단테 드라마티코’라고 수정했다.
가수나 노래 장르가 바뀐 것도 아닌 사실상 대중음악 공연인데도 클래식 악기를 더했다는 이유로 ‘대중음악’이 아니라서 개최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오락가락 행정에 전문가들은 장르보다는 공연장 방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중음악에 클래식 악기를 더했다고 기존 팬에서 클래식 음악 팬으로 관객이 바뀌는 게 아니다”며 “대중음악, 클래식 등으로 나누는 것보다는 문화 활동으로 일원화하고, 관객 수 등에 맞춰 방역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장르에 따라 떼창 등 관객의 행태가 다르다고 판단해 방역 기준을 장르에 둔 것은 현장을 전혀 모르는 행정의 결과”라며 “장르적 차별보다는 현장의 관리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관리를 강화하는 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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