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급히 먹다..쇠사슬 묶인 6살의 비극
전쟁·폭격 공포에 아빠가 묶어놔
영양실조 속 음식 목에 걸려 숨져
‘얼굴 구석구석 묻은 먼지와 헝클어진 머리. 보통 아이라면 장난감을 쥐었을 손에는 쇠사슬이 들려있다. 시리아 난민 캠프에 살던 날라의 생전 모습이다. 날라는 지난 4일 열악한 환경 속에서 6살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떠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숨진 날라 알 오스만의 사연을 보도했다. 날라가 살던 이들리브주(州)의 인구는 420만명이었지만, 현재는 이 가운데 절반만이 남아 있다. 전쟁 때문이다. 남은 이들 상당수는 임시 캠프에서 살고 있다.
날라도 이들 중 한명이었다. 여름엔 무더위, 겨울엔 추위에 노출됐다.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지도 못했다.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폭격을 두려워하며 살았다. 음식과 물 부족은 일상이었다.
아빠 이삼 알 오스만은 날라가 캠프에 돌아다니지 못하게 쇠사슬에 묶었다. 이삼은 “캠프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우리는 문도, 자물쇠도 없는 텐트에서 살고 있고 날라는 계속 돌아다녔다. 날라에게 쇠사슬을 채우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날라는 굶주림에 급하게 음식을 먹다 목에 음식이 걸렸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소아과 의사인 모하드 알 무스타파는 “날라가 너무 배가 고팠던 나머지 빨리 음식을 먹었고 음식물이 목에 걸리면서 질식했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날라는 영양실조 상태였다.
날라의 아버지는 사건 뒤 구금됐지만 얼마 후 풀려났다. 그는 “내가 무정한 아버지라고 비난받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날라는 천사였다. 내가 내 딸을 해칠 이유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천 기자 kim.ch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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