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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신종 AI 감염자 첫 확인, 대유행 전조일까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1. 06. 03. 09:01 수정 2021. 06. 0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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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샷] 40대 남성 H10N3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
2009년 신종 플루 대유행을 부른 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CDC

중국에서 사람이 H10N3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아직 사람 간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악의 경우 과거 신종 플루처럼 전 세계 대유행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 중국 국가건강위생위원회는 동부 장쑤성에 사는 41세 남성이 H10N3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지난 4월 28일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달 28일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남성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해 H10N3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임을 확인했다.

중국 국가건강위생위원회는 “이전에 H10N3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며 “남성은 독감에 걸린 것처럼 열과 기침, 근육통, 인후통을 호소했지만 심각한 증상으로는 발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종 플루처럼 대유행할 위험도 상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표면 단백질의 종류로 분류한다. 바이러스 표면의 대표적인 단백질인 적혈구응집소(hemagglutinin, HA)은 인체 세포에 달라붙는 열쇠가 되며, 뉴라민분해효소(neuraminidase, NA)는 증식 후 인체를 떠나게 해준다.

이번에 중국 남성이 감염된 H10N3 바이러스는 HA 10형, NA 3형이라는 뜻이다. 2009년 신종 플루 대유행을 부른 것은 H1N1형이었으며, H5N1형도 1997년 홍콩에서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래 치명율 60%로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2013년 중국에서 처음 감염자가 나온 H7N9형도 2017년까지 61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 환자 이후 사람이 H10N3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방역 당국의 철저한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3년 중국 우한의 가축시장에서 소독을 하는 모습. 이번에 새로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처음으로 확인됐다./AFP연합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의 라이나 매킨타이어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지에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지만, 사람 바이러스와 섞이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추가로 감염되면 두 바이러스가 유전자를 교환하면서 전염성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968년 이래 처음으로 대유행(팬데믹)으로 규정한 2009년 신종 플루(인플루엔자) 감염도 조류와 돼지, 인간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 몸 안에서 유전자가 섞이면서 사람에도 감염되는 형태가 됐다고 본다.

매킨타이어 교수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사람은 가금류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조류와 접촉이 잦은 경우가 많다”며 “사람과 가축이 밀접한 접촉을 하는 국가들에서 인플루엔자 대유행 위험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다행히 조류 인플루엔자는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가금류 농장에 대해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면 작업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고기를 익혀 먹으면 문제가 없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존 맥카우리 박사는 이날 뉴사이언티스트지 인터뷰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가금류라도 익혀 먹으면 위험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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