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니까 가능했다"..잔여백신 예약서비스 성공비결 3가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극복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대한민국 IT(정보기술) 경쟁력이 빛을 발했다. 세계 최초로 카카오와 네이버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시도한 실시간 잔여백신 예약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해외 언론의 찬사도 이어진다. 전례 없던 시스템이 신속하게 안착할 수 있었던 건 정부의 실시간 방역 데이터 인프라와 기획력, 기업의 긴밀한 협업, 국민의 높은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등 3박자가 조화를 이룬 결과다. 앞서 마스크앱에 이어 QR코드 체크인, 백신여권 등 모바일 IT 플랫폼을 통해 방역 난제를 돌파해온 K-방역이 또다시 그 위상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시범 운영 중인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이용해 백신을 접종한 인원은 총 33만1190명이다. 이중 카카오와 네이버에서 인근 병원의 잔여백신 정보를 지도로 확인하고 접종한 이들이 1만5045명으로 집계됐다. 미리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많은데, 실시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이들도 적지 않았던 셈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는 한 바이알(병)에 10~12명 접종이 가능한데 개봉 뒤 최대 6시간 이내에 써야 한다. 불가피하게 미접종자가 발생하면 그만큼 손실이 크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폐기되는 백신을 최소화하는 게 방역 당국의 시급한 현안 과제였다. 모바일에서 인근 병원의 잔여 백신 수량을 실시간 확인하고 접종 예약까지 할 수 있는 잔여백신 예약 시스템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카카오·네이버를 활용한 실시간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광클'(매우 빠르게 클릭함) 하지 않으면 예약 자체가 불가능했다.
백신예약 붐이 일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갖던 여론도 덩달아서 크게 누그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달 28일 "한국은 사회문제 해결에 IT를 기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여기에 위탁의료기관으로 실시간 집계되는 백신 정보가 질병관리청을 통해 일괄 관리됨에 따라 잔여백신 예약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빅 브라더' 우려가 없진 않지만 아직은 복지나 건강이나 재난 대응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3.1%에 달할 정도로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정보를 획득·활용하는 우리의 디지털 리터러시 환경도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 흥행의 요인으로 꼽힌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시간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는 확진자 정보수집에 팩스를 쓰고 여전히 피처폰 활용도가 높은 일본에서는 감히 시도할 수 조차 없고 다른 외국인들도 이를 보고 놀라움을 표한다"며 "향후 백신 예방접종 증명서 등에도 카카오·네이버가 참여한다면 코로나19 조기 종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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