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더럽힌 개 지적한 80대 할머니에 민원 '날벼락'

노인공공근로 노인이 견주에 요청하자
"교육 똑바로 시켜라" 양주시청에 민원
위탁업체·노인일자리 반장 견주에 사과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관련 없음.

경기 양주시에서 노인공공근로에 참여하는 80대 여성 노인이 벤치를 더럽힌 대형견의 견주를 나무랐다가 민원을 받으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양주시에 따르면 지난 주말 양주 옥정호수공원 벤치에 50대로 추정되는 견주 A씨가 일본 토착견인 '시바견'과 '아키다견'과 함께 앉아 있었다. 이를 지켜본 공원 환경정화 담당 B씨(80대)가 견주에게 다가가 “개 입마개를 해달라” “개의 발에 흙이 묻어 있으니 사람이 이용하는 벤치에 앉지 말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양주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로 소정의 급여를 받고 있었다.

견주인 A씨는 B씨 지적에 화가 나서 양주시청에 “노인들 교육 똑바로 시키라” "근무 태도가 좋지 않다"며 민원을 냈다. A씨는 B씨 어깨에 둘러친 ‘환경지킴이봉사단’이라고 적힌 띠를 확인하고 시청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 개들을 지적한 그 노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요구했다.

민원을 접수한 양주시는 노인봉사단 위탁업체에 이런 사실을 알렸다. 난처해진 업체 관계자는 결국 B씨가 소속된 노인일자리팀 반장과 함께 민원인을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엔 견주의 개들도 옆에 있었다. 양주시 관계자는 "당시 B씨를 대신해 반장이 직접 사과했고, 견주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견주의 적반하장 태도에 화가 난다” “개가 벤치에 앉으면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냐” “사과할 필요가 없던 일이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