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가치소비③] 기부 활동 활발, 팬덤 중심 '착한 소비' 이어져

박정선 2021. 6. 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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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기후행동 플랫폼 '케이팝 포 플래닛'으로 활동 본격화
코로나19 특별 모금, 2030세대 기부자 비율 38.2% 로 가장 높아
ⓒ케이팝 포 플래닛 홈페이지

1030세대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아이돌 팬덤의 활동 변화에서도 MZ세대의 가치소비 움직임은 도드라진다. 그중에서도 팬덤의 기부 활동은 MZ세대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기존에는 아이돌에게 직접적인 투자가 이뤄졌다면, 지금은 아이돌의 이미지와 가치 있는 소비를 동시에 실현하는 셈이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국내 재난 모금 사상 최대를 기록한 코로나19 모금 현황을 중심으로 기부·모금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 ‘2021 기부 트렌드’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팬클럽이 기부한 사례를 최소 23건으로 집계했고, 팬클럽에서 기부한 현금만 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단순 기부로 그치지 않고, 아이돌 팬덤은 이미 정치나 사회 문제에 있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은 개별적으로 기후 변화 문제, 소외 아동 문제 등에 목소리를 내왔던 것에 이어 최근엔 기후행동 플랫폼 ‘케이팝 포 플래닛’(K-POP 4 Planet)을 오픈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케이팝 아티스트와 팬덤이 추구해온 선한 영향력을 기후 분야에서도 발휘, 정부와 기업의 미래 지향적인 행동을 위해 다양한 팬들과 연대하고자 하는 취지로 전세계 케이팝 팬들에 의해 론칭된 플랫폼이다.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미국과 남미에서도 이들의 활동을 주목했다. 미국 전지역에 300여개 공영방송으로 송출되는 라디오프로그램인 ‘더 월드’(The World)는 케이팝포플래닛을 홈페이지 메인 기사로 다루면서 지난해 12월 걸그룹 블랙핑크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내용을 보도했다.


이어 케이팝포플래닛의 운영자 누룰 사리파의 “블랙핑크의 COP26 홍보대사 임명에 영향을 받아 케이팝포플래닛을 만들었다”, 또 다른 운영자 이다연이 “나는 케이팝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케이팝 팬이라고 하면 기후 정의를 떠올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언급한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의 아이돌과 그들의 팬덤은 주로 MZ세대로 구성돼 있다. 팬덤과 아티스트가 상호적으로 가치 있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독려한다. 아티스트가 팬들에게 참여를 요청하는 것은 물론, 팬덤 역시 자신이 지지하는 아티스트에게 선한 영향력을 강조한다. 단순히 스타를 지지하는 팬 활동이 아닌, 그 안에서 가치를 찾고 함께 실현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애니멀런

꼭 아이돌 팬덤이 아니더라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기존 가치소비 경향이 기부 참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1 기부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특별 모금에 참여한 기부자 가운데 MZ세대 비율은 38.2%에 이른다.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 모금 당시 25.6%, 2019년 강원 산불 때 32.1% 등과 비교했을 때 청년 세대의 기부 참여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단순히 후원, 모금을 넘어 평소 자신이 즐기는 취미와 기부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다양한 형식의 기부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부런과 기부굿즈를 들 수 있는데, ‘기부런’은 기부와 런닝(running)의 합성어로 ‘비대면 마라톤’을 통해 참여하는 기부 형태를 말한다. 후원금 형식의 참가비를 내고 일정 거리를 달린 후 SNS로 인증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기부굿즈는 배지·팔찌·에코백 등 굿즈를 구매함으로써 후원금을 기부하는 식이다.


박미희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은 그 관심을 자기 생활 속에서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어 한다. 작은 방식으로나마 참여하고 SNS를 통해 이를 공유하는 것이 청년층에서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도 청년층의 착한소비·가치소비가 두드러지고 있었지만 기부라는 형태까지, 특히 수치로 표현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나서 스스로 모금 활동을 기획·진행하며 기부 참여 확대까지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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