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끝났다'기대감에 날아오르는 원전주..한미회담 후 시총 6조 증가

정해용 기자 2021. 6. 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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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회담 이후 2주간 주가 80.58%급등

원자력발전소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두산중공업(034020) 등 주요 원전 관련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1일보다 6조원 가까이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한미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034020) 등 원전 관련 7개 주요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4일 기준 21조7608억원으로 한미정상회담 직전인 지난달 21일(15조9033억원)보다 5조8576억원(36.83%) 증가했다.

두산중공업 외 나머지 6개 종목은 현대건설(000720), 한전기술(052690), 한전KPS(051600), 우리기술(032820), 보성파워텍(006910), 우진(105840)이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해외 원전 사업 공동 진출에 합의하기로 했는데 이 영향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21년 하반기 산업 전망'자료에서 “정부는 국내 원전 투자 재개에 대한 부분은 전면 부정하고 있으나 시장의 투자 심리가 (한미 정상회담 등) 작은 시그널에도 요동치고 있다”며 “그만큼 유틸리티 섹터의 소외가 길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전 관련주 중 두산중공업은 정상회담 이후 2주간 주가가 무려 80.58%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앞서 지난 4일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5월 이후 약 6년여 만에 최고가인 2만510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시총이 10조6043억원으로 4조7318억원 늘어나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가 59위에서 37위로 22계단 뛰어올랐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대형, 소형, 해체 사업 등 모든 원전사업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전 핵심설비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은 주력사업인 석탄화력발전의 세계적인 퇴조로 2014년 이후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경영 위기를 겪으며 작년 3월 산업은행·수출입은행에서 1조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 탈(脫)원전 정책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2010년 말 6만~7만원대였던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한창인 작년 3월에는 2000원대(2020년 3월 23일 22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주가가 급등한 것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분야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담은 일체형 원자로며, 발전용량은 300㎿급 안팎으로 기존 1000~1500㎿급 대형 원전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SMR은 건설비용이 기존 원전보다 저렴하고 소형이기 때문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분산형 전원을 구축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9년 미국 SMR 제조기업 뉴스케일에 4400만달러(약 500억원) 규모 지분 투자에 나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SMR 시장 선점에도 나선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관계자들은 지난 4월 ‘혁신형 SMR 국회포럼’ 출범식에서 세계 원자력 시장을 주도할 혁신적인 SMR을 개발하자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또 지난 2일(현지 시각)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자신의 차세대 원전기업 테라파워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소유 전력회사 퍼시피코프와 함께 미 와이오밍주에 SMR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한국전력 자회사로 원전 설계 사업을 하는 한전기술과 원전 정비를 담당하는 한전KPS는 같은 기간 주가가 17.17%, 14.69% 각각 올랐다. 한전기술은 2년여전인 2018년 5월 4만원대(5월 15일 4만11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했고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된 지난해 3월에는 1만7000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기술에 대해 “(한미간) 해외 원전사업 공동 참여 논의는 한전기술이 참여 중인 체코·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원전 프로젝트 수주 확률을 높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종전 1만7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약 3배 높였다.

메리츠증권은 한전기술과 한전KPS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원, 5만원을 신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도 한전KPS 목표주가를 4만원에서 5만8000원으로 상향했다.

이밖에 원전용 계측기 사업을 하는 우진이 59.85%, 원전 제어시스템을 공급하는 우리기술이 23.88%, 원전 플랜트 철골을 제작하는 보성파워텍이 21.5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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