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시간 6분의1로 줄였다..여성도 놀란 여성화장실 정체

임선영 2021. 6.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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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리스톨대 창업 공모전 1등 'Peequal'
"女화장실 줄이 男화장실보다 34배 길어"
줄 긴 이유 파악해 시간 획기적으로 단축
영국에서 시범 설치된 여성용 공중 화장실. 두 여성 개발자는 이 화장실이 기존 화장실 대비 사용 시간을 6분의 1로 줄였다고 설명한다. [인스타그램 캡처]

여성이라면 공중 화장실 앞 긴 대기 줄에 난감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영국에 이색적인 여성 화장실이 등장했다.

5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브리스톨의 한 야외 행사장에 시범 설치된 이 화장실의 이름은 'Peequal(소변 'pee'와 동등한 'equal'을 합친 말)'. 지난해 브리스톨대를 졸업한 두 여성 앰버 프로빈과 헤이즐 맥샤인이 개발해 이 대학 창업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문을 없애고 대신 가림막을 설치했으며 좌변기 대신 화변기를 설치한 게 특징이다. [Peequal.com 홈페이지 캡처]
공간에 따라 화장실의 구조를 변형할 수 있고, 변기의 개수도 조절할 수 있다. [Peequal.com 홈페이지 캡처]

두 개발자는 'Peequal'이 사용 시간을 기존 화장실의 6분의 1로 줄인다고 설명한다.

음악 페스티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두 사람은 쉬는 시간에 식사와 화장실 사용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화장실 사용을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쉬는 시간을 다 써야 했기 때문이다.

프로빈과 맥샤인이 여성 2000명을 인터뷰하고 조사한 결과 여성 화장실의 줄이 남성 화장실보다 34배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실 'Peequal'을 개발한 헤이즐 맥샤인과 앰버 프로빈(왼쪽부터). [인스타 캡처]
한 여성이 화장실 Peequal을 사용해보고 있다. [인스타 캡처]

두 사람은 여성 화장실이 시간이 더 걸리는 원인을 파악해 이를 획기적으로 줄인 화장실을 개발했다.

우선 화장실과 소변기 각각의 잠금식 문을 없애고 남성 화장실처럼 가림막을 설치했다. 문을 열고 잠그는 시간을 줄인 것이다.

또 좌변기 대신 쭈그려 앉는 일명 화변기를 설치했다. 두 사람의 조사 결과 80%의 여성이 변기 시트에 피부가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엉덩이를 떼고 소변을 보고 있었다. 변기 시트를 닦거나 화장지를 시트에 깔아놓은 뒤 앉기도 해 시간이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경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욱 강해졌다는 게 두 개발자의 설명이다. 두 개발자는 "문이 없고, 터치 프리가 특징"이라면서 "코로나19 시대에 사람들은 아무것도 만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소변만 보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패스트 트랙' 화장실"이라고 소개했다.

두 개발자는 다양한 높이와 넓이에서 사용이 편리하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 캡처]

이동식에다 설치 공간에 따라 구조도 변경할 수 있게 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가림막이 있는 변기 각각을 피자 조각처럼 둥그렇게 합치거나 변기 수를 늘리고, 길게 늘어지게 둘 수도 있다. 변기는 보트 모양처럼 디자인해 소변이 튀지 않게 했고, 옷을 다시 입을 수 있도록 변기의 앞 공간은 넉넉히 뒀다.

또 가림막을 이용해 화장실 밖에선 화장실 안이 허리 아래쪽으로는 보이지 않게 했다.

브리스톨대에서 프로빈은 인류학과 혁신을, 맥샤인은 물리학과 혁신을 전공했다. 두 개발자는 "여성 화장실 앞 긴 줄은 오래된 문제"라면서 "여성의 삶을 낭비하게 한다"고 말했다.

2017년 영국의 한 행사장 야외 화장실 앞에 줄을 선 여성들. [트위터 캡처]

이어 "이 화장실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던 여성들도 기존 화장실에서 15분만 줄을 서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화장실 근처에 설치해 두 화장실을 목적에 따라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화장실의 디자인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에는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이 화장실을 당장 사용하고 싶다. 야외 행사장에서 긴 화장실 줄은 여성에게 악몽이다" "위생 면에서도 좋은 화장실"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반면 "문과 지붕이 없어서 불안하다" "손을 씻는 곳이 없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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