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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4만달러 시대 눈앞.. 브랜드 가치 세계서 인정

서형석 기자 입력 2021. 06. 08. 03:05 수정 2021. 06. 0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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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SUV 성공적 안착따라
올해 평균가격 4만714달러 예상
폭스바겐-GM-닛산도 제쳐
"저렴한 차라는 인식 완전히 극복"
미국 샌디에이고의 현대자동차 대리점에 판매를 앞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전시돼있다.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 제공
현대자동차가 올해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 판매가격이 사상 처음 ‘4만 달러’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세단에 비해 판매단가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잘 팔리면서 평균 판매가격이 올랐다.

7일 동아일보가 독일 시장조사업체 슈타티스타의 2021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별 평균 차 값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평균 판매가격은 4만714달러(약 4527만 원)로 예상됐다.

4만 달러는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저렴한 브랜드에서 한 단계 올라선 지표’로 꼽히는 가격대다. 도요타자동차(도요타, 렉서스)와 폭스바겐그룹(아우디, 폭스바겐) 평균 가격이 각각 4만4013달러, 3만5664달러로 예상됐다.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와 캐딜락 등 산하 4개 브랜드 평균이 3만9054달러인 걸 감안하면 현대차가 생산·판매량에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뿐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제값을 받는 반열에 든 것이다.

현대차가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내용 또한 마찬가지다. 2011년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의 현대차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평균 차 값은 4397만 원이었다. 이는 한국, 미국, 독일, 호주에서 팔린 현대차, 제네시스 가격을 단순하게 평균을 낸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평균 판매가격이 4191만 원으로 사상 처음 4000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가격이 더 높아졌다. 7일 원-달러 환율(1112.9원)로 계산하면 1분기 평균 판매가격은 3만9513달러로 연내 4만 달러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가 4월 2일(현지 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브랜드 출범 행사장에 마련된 제네시스 세단 G80. 제네시스 제공
2011년 평균 3441만 원이던 차 값이 10년 3개월 만에 27.7% 높아진 건 2015년 출범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효과가 컸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더 이상 ‘가격이 저렴한 차’에 머무르지 않겠다”며 내세운 브랜드다. 슈타티스타 조사에서 올해 제네시스 평균 가격은 5만6622달러로 렉서스(5만9362달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비싸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란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2019년 8만7979대, 지난해 12만8365대 판매되며 매년 성장하고 있다. 주요 차종에 대한 국내외 평가도 호의적이다. 다만 소형 차종도 운용하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과 달리 제네시스는 준중형 이상의 큰 차종만 갖춰 상대적으로 평균 가격이 높게 평가된 면도 있다. 세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가 높은 SUV가 잘 팔리는 것도 이유다.

품질 좋은 차량을 내놓고 ‘제값 받기’에 나서면서 현대차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74만3514대를 파는 데 그친 와중에도 별도기준 매출은 50조6610억 원을 기록했다. 2011년 405만1905대를 팔고 매출 42조7740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판매의 질’이 오른 셈이다. 2015년 제네시스 출범의 이유로 “대중 브랜드를 뛰어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기아 또한 SUV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3월 말 평균 차 값이 3518만 원(약 3만1616달러)으로 2011년보다 20.2% 오르며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판매 수익 개선에 힘을 보탰다.

다만 트림(선택사양에 따른 등급) 구분에 따른 가격 차와 첨단 안전장치 등의 추가로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 수입 브랜드를 압도할 만한 요소가 아직 많지 않다는 건 한계로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현대차의 수출 가격이 오르며 평균 차 값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현대차의 평균 차 값이 4만 달러를 넘는 건 과거 ‘저렴한 차’로 인식되던 한국산 차의 국제적 평가를 품질로 극복해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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