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노무현·박근혜 구속수사 반대.. 부친과 朴 유세장 찾기도"

김은중 기자 2021. 6.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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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다룬 책 '별의 순간..' 보니
윤석열, 평소 "나는 보수주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쓰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윤석열 전 총장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017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 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던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또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을 찾았고, 평소 주변에 “나는 원래 보수주의자”라고 말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 칼럼니스트이자 인문학 작가인 천준씨는 내주 출간하는 ‘별의 순간은 오는가-윤석열의 어제, 오늘, 내일’(서울문화사 刊)에서 이같이 밝혔다. 천씨는 ‘윤석열 현상’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논문 작업을 하다 윤 전 총장 개인의 삶에 대한 탐구로 주제를 전환했고, 지난 1년여 동안 주변 인물을 두루 취재했다고 한다. 지난 3개월 동안 윤 전 총장에 관한 서적이 4권 출간됐지만 본인과 직·간접적인 교감이 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 작가는 본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길 기대하며 쓴 책이 아니고, 그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구상한 책”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작가의 취재 과정 중 저서의 존재를 알았고, 제3자적 시각으로 다루려 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팩트 확인을 거친 최초의 책”이라고 했다.

본지가 입수한 저서 전문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2017년 박근혜 특검 수사팀장으로 있을 당시 불구속을 핵심 기조로 갖고 있었다고 한다. 천 작가는 “차기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고 법적으로 다퉈야 할 사안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2017년 2월 말 특검 수사가 검찰로 이관됐고, 뇌물을 제공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까지 이뤄지면서 사실상 박 전 대통령 구속도 불가피한 상황이 되버렸다”는 게 이 책의 설명이다. 천 작가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주도한 본류는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이었지 윤 전 총장은 아니었다”고 했다.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이 어린 시절 서울 성북구 보문동 집에서 부친 윤기중 전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찍은 사진. /서울문화사

윤 전 총장은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때도 불구속 수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전국의 검사장과 특수부 검사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는데 윤 전 총장은 “신속한 수사를 하되 전직 대통령이니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책은 ‘보수주의자 윤석열’의 면모도 조명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은 부친과 함께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신촌 유세 현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천씨는 “윤 전 총장 집안 사람들 상당수가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던졌고, 윤 전 총장 본인도 ‘나는 원래 보수주의자’라고 여러 차례 주변에 말해왔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이 국정원 댓글 수사 이후 좌천됐을 때 야권에서 정치 입문 제안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와 관련된 비화도 공개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대철 전 의원 등을 통해 출마를 제안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저는 괜찮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가 국회의원을 하려고 그랬던 것으로 비칠 것 아니냐” “지금은 아니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나서겠다”며 거절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 측에서 영입 제의가 왔을 때도 주변에 “검사장 한번 하고 나가야겠다”며 고사했다고 한다.

내주 출간하는 '별의 순간은 오는가 - 윤석열의 어제, 오늘, 내일'. /서울문화사 제공

한편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올해 초 야권 인사와의 면회에서 “안철수·홍준표·유승민 모두 인물이 아니고 딱 한 사람만 보이는데 당신 눈에는 그게 왜 안 보이냐”며 윤 전 총장을 호명했다고 한다. 최 전 부총리는 경제기획원 근무 당시 윤기중 교수를 자문 위원으로 모신 적이 있고, 윤 교수는 최 전 부총리가 연세대 상경대에 재학할 당시 은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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