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이버 노조 "'그 사람 때문에 퇴사하냐' 물어볼 정도..회사가 묵인·방조"

조혜진 입력 2021. 6. 8. 16:58 수정 2021. 6. 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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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윤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 지회장 인터뷰
-네이버 노조, 어제(7일) '네이버 직원 사망사건' 관련 자체 조사 중간 결과 발표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 독립성에 의문 제기
-인사팀도 알고 있었다?.."'그 사람 때문에 퇴사하냐' 물어봐"
-"IT 업계, 인사권한 막강하고 업계 좁아 문제 제기 어려워"
-"논란 이어져도 사 측 변화 없어"..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진정

[다시보기] ‘하늘의 별이 된 축구 영웅 유상철’ 김병지 인터뷰 / 림프종 4기 투병중 닥터베르 작가 인터뷰

■ 프로그램 : KBS NEWS D LIVE
■ 방송시간 : 6월 8일(화) 10:00~12: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연결 : 오세윤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 지회장

신지혜> 오세윤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의 지회장님 나와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오세윤> 네. 안녕하세요.

신지혜> 지회장님, 일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앞서 노동조합에서 기자회견을 하신 것도 봤고 성명, 그리고 돌아가신 분께서 남기신 메시지를 ‘공동성명’에서 내신 것도 봤는데요. 일단 사원 노조에서 자체조사를 진행하시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셨어요. 그런데 보통은 이거를 회사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 '공동성명'에서 진행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하고 결과가 어땠는지 간략히 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오세윤> 네. 이게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사망 사건이라고 봤을 때 이게 결국 저희 회사에서 제일 권한이 있는 경영진이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에 회사에 맡기기보다는 저희가 좀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요.

신지혜> 그렇군요.

오세윤> 왜냐하면 보통 회사에서 경영진과 관련된 일과 일반 직원이 관련된 일에 대한 처리 과정이 다르고 징계위원회 같은 경우에도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 회사가 아끼는 사람이냐에 따라서 확실히 다른 거를 봤고요. 그리고 외부 기관에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나 이런 걸 했을 때 객관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 맡겼느냐에 따라서, 그러니까 회사가 맡겼기 때문에 아무래도 회사의 의도에 좀 더 부합하는 그런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희가 좀 이 부분은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해야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신지혜> 경영진이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회사에 맡길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외부에 맡겨도 결국 맡기는 주체가 회사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사원노조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인데요. 자, 자체 조사결과를 세 가지 측면에서 발표하셨어요. 먼저 고인께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밝히셨단 말이죠. 구체적으로 어떤 증언이 있었는지 업무가 어느 정도로 과중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오세윤> 네. 일단 저희가 밝힌 세 가지 이유는 말씀하신 과도한 업무량이 있고요. 두 번째는 부당한 업무 지시나 모욕적인 언행 그리고 약간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 지시 같은 약간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폭력적인 정신적 압박이 있었고요. 세 번째가 이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이걸 뭉갠 회사의 무책임한 방조와 묵인이라고 저희가 발표를 했는데요. 그중에 이제 과도한 업무량 같은 경우에는 아까 뭐 앞에서도 말씀하셨지만 계속 밤낮 없이 일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점심때도 업무를 해야 한다거나….

신지혜> 점심시간에도 일을 해야 했고요?

오세윤> 그런 일들이 있어서 굉장히 힘들어하셨던 것 같습니다.

신지혜> 자, 그러면 관련해서 동료들께서 좀 구체적으로 증언을 어떻게 해 주셨나요?

오세윤> 네. 저희가 조사를 진행하면서 동료분들을 불러서 말씀을 좀 나눴고요. 계속 힘들어하시고 그런 부분을 토로했다고 알려진 것들도 동료분들께서 알려주신 거고요. 그리고 계속 늦게까지 일하고 뭐이랬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신지혜> 아니, 지회장님, 그런데 저희도 회사원이지만 만약에 이렇게 상급자가 뭐 두 달 동안 걸쳐서 해야 하는 일을 매일 시키고 이런 식으로 괴롭힌다면 다른 팀으로 옮길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어떤 보호조치는 왜 작동하지 않은 거예요?

오세윤> 일단 이게 뭐 다른 업계도 비슷할 수도 있는데 일단 저희 업계 같은 경우에 이제 바로 위에 조직장이 모든 권한을 갖고 있으니까 인사 시스템을 통해서 객관적인 평가나 이런 것들이 아니라 평가권을 갖고 있고요. 평가했을 때 인센티브, 연봉 그다음에 보상, 그다음에 추가 보상 등 모든 것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계속 옴짝달싹 못 했다는 표현이 맞는데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고 잘못 보이면 안 된다는 그런 게 있었고 업계가 좁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분이 또 맡고 있는 업무가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사실 여러 업체에서 이걸 하는 것도 아니고 업계가 좁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동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지혜> 아, 그러면 상급자가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심지어 뭐 인격 모독까지 해도 팀을 옮기는 것도 회사를 옮기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셨다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어제 발표하신 내용 중에 이 내용이 굉장히 저는 좀 충격적이었거든요. 사측과 경영진이 이런 사실을 알고도 2년간 묵인했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그 내부 문제 제기가 계속 있었는데도 이렇게 묵인이 가능했던 이유는 뭔가요?

오세윤> 묵인이 가능했던 이유라고 하면 결국 경영진에게 몰려있는, 소수에게 몰려있는 권한 때문이라고 봐야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스타트업에서 시작해서 처음에 이제 성공한 창업자 중심으로 생긴 이제 이너서클이 계속 이제 그 권한을 계속 독점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이제 그분들이 데려오고 싶은 사람인 경우에, 인사한 경우에는 계속 비호되는 분위기가 있고요. 사측이 알면서도 방조, 묵인했다는 이걸 정황을 좀 몇 가지 말씀드리면 일단 처음에 들어올 때도 이분이 그전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직원분들께서 이분은 채용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의견을 전달했는데 이분을 데려온 경영진이 ‘내가 책임지겠다’라고 했었고요. 한 3개월 정도 지나고 이제 그 조직의 팀장들이 찾아가서 이분 도저히 같이 일할 수 없다. 너무 괴롭힘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거기에서도 그냥 묵살이 된 거고요. 그 뒤에 이제 많은 분들이 퇴사를 하면서 퇴사 면담에서도 계속 문제를 제기했어요. 그런데 인사팀에서도 ‘그 사람 때문에 퇴사하냐’고 물어볼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게 시정이 안 됐던 거죠.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 고인분께서도 이제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신지혜>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하셨어요?

오세윤> 해결이 안 될 거라고 판단을 해서 아무래도.

신지혜> 네. 지금 말씀하신 경영진이 결국 이해진 의장과 한성숙 대표도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오세윤> 일단 직접적인 거는 지금 계속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그 경영진인 거고요. 그다음에 올해 초에 뭐 저희가 그분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그 누구나 알 수 있는 약간 정보를 전달하면서 사람들이 같이 일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오히려 승진했다. 뭔가 회사의 어떤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이야기했는데 그 한성숙 대표와 이해진 의장이 있는 자리에서. 거기에서 그냥 인사 담당 인원이 그냥 원론적으로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고 그 뒤에 시정이나 이런 것들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지회장님. 일단 저희한테 지금 당장 들어온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자, 그렇게 경영진들이 사원들의 어떤 고충을 제대로 반영을 하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네이버에서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노조 활동을 하시는 데 윗선의 압박이나 제약이 있는지를 여쭤보셨거든요. 이거는 어떠신가요?

오세윤> 네. 여전히 그런데 약간 노동조합을 그렇게 존중하고 대화의 파트너로 삼고 이러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뭐 명시적으로 막 엄청나게 뭐 뭐라고 해야 할까요.

신지혜> 탄압하지는 않지만?

오세윤> 탄압했다고 보기는 힘든데요. 여전히 노동조합과 이걸 같이, 지금 조사도 어쨌든 회사가 알아서 하겠다는 거고 그런 상황인 거잖아요?

신지혜> 그렇군요. 네. 자, 그러면 지회장님, 자, 네이버에서 이렇게 밝혔어요.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그리고 조사의 전 과정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입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오세윤> 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제 어쨌든 이 사외이사를 구성한 것도 지금 해당 경영진이 포함된 거고요. 이번에 이 위원회 조사를 맡기겠다고 한 것도 그 이사회 결정인데 어쨌든 포함이 돼 있다 보니까 그래서 이게 정말 제대로 조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구심은 아직 있고요. 물론 그래도 조사가 잘 되기를 바라긴 합니다. 그런데 일단 저희가 조사를 진행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이유도 사실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서는 저희가 좀 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요.

신지혜> 그렇군요. 조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하셨고 노동부 특별근로 감독을 진정하셨어요. 특별 감독을 통해서 그렇다면 어떤 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게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오세윤> 일단 기본적으로 저희가 조사를 진행하겠지만 저희가 지금 사측에, 그러니까 저희가 일단 중간 조사는 사람들의 증언이나 이런 걸 통해서 했는데 실제로 그러면 이분이 업무 기록이나 뭐 메신저 기록이나 그런 것들이 있어야 더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잖아요?

신지혜> 그렇죠.

오세윤> 그래서 그런 것들 요청했는데 회사에서 노동조합에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신지혜> 그렇기 때문에 특별 근로 감독이 필요하다고 하신 거군요? 자료를 받아봐야 되기 때문에?

오세윤>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네. 당연히 수사권이 있는 곳에서 진행해야 하고요. 그냥 회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회사만 갖고 이렇게 판단하는 거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 근로 감독도 요청했습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그러면 자, 이제 그 종사자로서 뭐가 제일 먼저 개선이 돼야 하나요? 지회장님? 뭐가 개선되면 좀 나아질까요?

오세윤> 지금 이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건 항상 똑같지만, 진상규명과 그다음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거잖아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일단 진상규명이고 그다음에 이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거일 텐데 이 구체적인 대책은 사실 최종 조사가 끝나야 문제점이 완전히 밝혀져야 그다음에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요. 그런데 이제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 봤을 때 이거의 가장 큰 문제는 어쨌든 견제되지 않은 권력, 그러니까 권한이 집중되고 그 권한이 견제되지 않았기 때문이거든요.

신지혜> 경영진한테요?

오세윤> 경영진이 있고 그다음에 회사의 직원들이 있는데 그 직원들이 뭔가 견제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직장 내 괴롭힘 같은 경우에도 같이 판단할 수 있고 그다음에 인사 같은 경우에도 팀장에 대한 인사가 문제 있다고 밝혔는데도 안 된 거잖아요.

신지혜> 네. 그렇습니다.

오세윤> 그런 것들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거에 대한 구체적인 건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가장 중요한 거는요, 대책위가 조사는 따로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이건 회사 내에서 일어난 문제고 우리 당사자의 문제이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노동조합과 회사가 같이 대책위를 꾸려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회사의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거예요.

신지혜> 이 사건이 있었음에도?

오세윤> 회사가 알아서 하겠다, 계속 알아서 우리는 알아서 잘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사실 알아서 잘했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노동조합에 조사하니까 그것도 달라고 했고 노동자가 같이 대책위를 꾸리자고 했는데 회사는 노동조합과 하는 게 아니라 노사협의회와 뭔가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해요. 물론 노사협의회 저도 소속이기는 하고 노사협의회 구성원들이 열심히 하기 때문에 노사협의회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건 아닌데요. 노사협의회는 회사가 결정하고, 협의 후에 그냥 회사가 결정하는 기구인 거잖아요.

신지혜> 그렇죠.

오세윤> 노동조합은 같이 합의를 노사 해방 교섭 같은 걸 통해서 노사 협의 하에 결정하는 거고 그래서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서 뭔가 합의해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여전히 계속 알아서 하겠다. 내가 알아서 잘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좀 관심을 많이 여러분들께서 가져주셨으면 좋겠는데 그중에 가장 볼 수 있는 포인트 중의 하나가 이 회사가 변했느냐? 다 좀 새롭게 하려고 하느냐를 볼 수 있는 바로미터 중의 하나가 이제 노동조합과 이거를 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노동조합의 조사를 흔쾌히 받아들이느냐, 그리고 노동조합에 정보를 제공하느냐, 이런 걸 봐야지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자, 지회장님 마지막으로 고인께서 돌아가신 다음에 그게 이제 특수한 업무라고 하셨잖아요. 또 인력 충원이 안 된다는 말씀도 해 주셨는데 그거는 또 왜 그런가요? 그 업무를 또 다른 분이 그러면 하고 계신 거예요?

오세윤> 일단은 퇴사한 것도 당연히 그 가해자인 임원 때문인 거고요.

신지혜> 그런 거죠.

오세윤> 그러다 보니까 충원도 잘 안 됐던 것 같고 이 문제가 좀 잘 해결이 되고 개선이 돼야 사람들이 또 들어오고 하지 않을까 싶어요.

신지혜> 그렇겠죠.

오세윤> 그래서 이 회사가 회사와 노동조합이 어쨌든 이걸 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신지혜> 앞으로 어떻게 해결되는지 자, 네이버 사측이 어떻게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지 저희도 계속해서 지켜볼 테니까요. 앞으로도 내부 소식 계속 전해주세요. 지회장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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