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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정제마진..석유제품 회복 왜 더딜까?

조인영 입력 2021. 06.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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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높은 항공유 수요 부진에 정제마진 '제자리걸음'
하반기 여객 수요 증가로 제품 수요 및 마진 상승 기대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1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정유사들이 속앓이가 지속되고 있다.


정제마진 부진은 코로나 이후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든 항공유 수요가 정상화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업계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여객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올 하반기부터 수익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6월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전주 보다 0.3달러 내린 배럴당 1.4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제한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는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초 코로나 확산 이후 4월부터 7월까지 마이너스를 지속하다 같은 해 8월에야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수요가 개선되지 못하면서 손익분기점에 미달하는 1~2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마진(제품-원유 가격차이)이 높은 항공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정제마진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항공유 마진은 코로나 이전 한 때 15달러를 넘어섰으나 현재는 5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확산으로 국가간 이동이 막혀 여객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미국 공항 이용객 수는 2019년 월 평균 7021만명에서 지난해 2681만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월 평균 3556만명으로 지난해 보다는 개선됐지만 아직까지 2019년의 '반토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나라별로 코로나 회복 속도가 다른 만큼, 항공유 수요가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한 차례 백신을 접종한 상태로, 독립기념일(7월 4일)까지 모든 성인의 70%가 백신을 최소 1회 맞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국은 성인 인구의 절반 수준인 49%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최근 들어 외출 제한을 해제하고 점포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의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월과 5월 한 때 4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세계 최악의 코로나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전국 단위로 봉쇄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와 유럽이 빠르게 백신을 확보하며 접종률을 높이고 있는 반면 후진국들은 확보 경쟁에서 한참 밀리고 있다"면서 "코로나 확산세도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보니 글로벌 전체적으로 항공유 수요가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디젤(경유) 역시 수요가 살아나지 못해 코로나 이전 18~20달러를 상회하던 제품 마진이 현재 8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자동차 연료로 주로 쓰이는 가솔린(휘발유) 마진이 과거 10~11달러에서 현재 7~8달러대로 회복돼 전체 정제마진을 견인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미국 공항 이용객 수가 느리게나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개선세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 국가간 이동량이 확대되면 그만큼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정제마진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TSA에 따르면 현충일 연휴 기간(5월 28일~31일) 공항 이용 여행객은 7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연휴 대비 6배 늘어난 것으로 2019년과 비교하면 70% 수준이다.


유럽은 내달 1일부터 백신 여권을 도입하기로 했다. 백신 여권이 활성화되면 관광객 수가 예전처럼 회복돼 경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하반기 제품 수요가 본격화되기까지 석유화학·윤활기유 등 비(非)정유 부문을 중심으로 2분기를 버틸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 45%는 비정유 부문에서 창출됐으며, 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이익 46%가 석유화학과 윤활기유에서 나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0% 수요 급락을 겪었던 글로벌 항공유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가솔린 보다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트래블 버블( 비격리 여행 권역) 및 백신 여권 제도에 힘입어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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