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전성기 맞은 8인치 파운드리'..DB·SK, 생산량 확대 분주

신민준 2021. 6. 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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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2024년 월 생산량 660만장..작년대비 17% 증가한 역대 최고
DB하이텍, 생산시설·라인 효율화로 월 생산량 9000장 ↑
SK하이닉스, 다양한 방안 검토..청주·우시 팹 증설과 키파운드리 등 M&A 가능성 제기
정부, 설비투자 등 위한 '1조원+α' 특별지원금 마련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아날로그 반도체에 특화된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정보기기(IT) 수요 증가와 5세대(G) 이동통신·사물인터넷(IoT) 확산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DB하이텍과 SK하이닉스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등 8인치 파운드리업체들은 생산시설·라인 효율화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부천 DB하이텍 팹 전경. (사진=DB하이텍)
시스템반도체 성장에 8인치 파운드리 재조명

9일 국제반도체재료장비협회(SEMI)의 ‘200미리미터(mm, 8인치 웨이퍼) 팹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8인치 웨이퍼 전체 팹(Fab·생산 공장)들의 월간 생산량(CAPA, 케파)은 2024년에 역대 최고 수준인 660만장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작년 565만장과 비교해 약 17% 늘어난 수치다.

8인치 웨이퍼는 둥근 원판 모양으로 지름이 200mm에 이른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저화소 이미지센서(CIS) 등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아날로그반도체는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제품 △노트북·X태블릿PC △카메라 △차량 등에 사용된다.

특히 아날로그 반도체는 선폭이 너무 좁으면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 미세 공정의 필요성이 작다. 일례로 고압 전류가 흐르는 PMIC의 경우 회로 선폭이 너무 좁으면 열 관리가 어렵다. 8인치 웨이퍼는 1990년대 초부터 2010년까지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소품종 대량생산에 적합한 12인치(300mm) 웨이퍼가 상용화된데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8인치 웨이퍼보다 크기가 큰 12인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해진 것이다.

12인치 웨이퍼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차랑용 마이크로 컨트롤러(MCU) 등 로직반도체를 만든다. 스마트폰과 IT기기 대중화와 함께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파운드리 1·2위 업체들이 미세 공정 개발 경쟁에 돌입하면서 12인치 웨이퍼가 대세로 자리잡게 됐다. 전체 파운드리시장에서 8인치 웨이퍼 비중은 최근 20% 후반대까지 줄었다.

그러던 중 미국의 중국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인 SMIC 제제와 5G 스마트폰 확산, IoT와 비대면시대 도래에 따른 IT기기 수요 증가 등으로 시스템반도체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8인치 파운드리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2269억달러(약 253조원)에서 2025년에 3389억달러(약 37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7.6%씩 성장하는 셈이다.

반도체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1~2년 사이 중소팹리스(반도체 전문 설계기업)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도 8인치 반도체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8인치 웨이퍼 중고 장비 싹슬이하는 中

상황이 이렇자 국내 8인치 파운드리업체들은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신규 팹 증설보다는 생산시설·라인 재배치 등 효율화로 생산량 확대를 꾀하고 있다.

DB하이텍은 경기도 부천과 충청북도 음성에 팹을 운영 중이다. 각 팹의 작년 웨이퍼 월 생산량은 7만4000장과 5만5000장으로 총 12만9000장에 디른다. 하지만 올해 생산시설·라인 효율화로 월 웨이퍼 생산량을 9000장을 늘려 총 13만8000장에 달한다. DB하이텍은 2019년 4월부터 26개월째 팹 가동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DB하이텍은 팹리스의 선주문을 6개월 이내로 받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내년 말까지 선주문을 받았다는 풍문도 돌고 있다. 그만큼 8인치 파운드리시장이 호황이라는 방증이다. DB하이텍은 음성 신규팹 증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모회사인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을 두 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8인치 웨이퍼 월 생산량은 8만5000장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충북 청주 팹의 파운드리 설비를 중국 우시 공장으로 옮기고 있다.

중국 우시 공장으로 설비 장비를 이전하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비는 공간을 활용해 증설하는 방안과 중국 우시 팹 증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SK하이닉스가 지분 49.8%을 보유한 8인치 파운드리 키파운드리와 해외 파운드리 인수합병(M&A)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8인치 웨이퍼 중고 장비 싹쓸이 현상으로 팹 증설이 쉽지 않은 만큼 M&A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도 8인치 파운드리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정부는 8인치 파운드리 설비투자와 소재·부품·장비, 첨단 패키징(포장)시설 투자 지원을 위해 1조원+알파(α) 규모의 특별 지원자금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5G 스마트폰과 IoT 확산 등에 힘입어 8인치 파운드리 호황은 향후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를 대비해 국내 8인치 파운드리들도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비 문제 등이 걸려 있는 팹 증설에는 신중한 모습”이라고 했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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