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불붙인 '전환배치' 논란.."업계악습 vs 고유문화"
국내 게임업계 넥슨 발(發) '전환배치' 논란이 뜨겁다. 노동조합은 고용 안정성을 해치는 전환배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편에선 다수의 린스타트업 형태로 운영되는 게임사 특성상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전환배치 문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게임업계가 개발 주기가 빠른 모바일 게임 위주여서 고용 안정성이 더 낮다는 분석도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프로젝트 중단 후 1년 이상 업무에 재배치되지 않은 전환배치팀(R팀) 소속 직원 15명에게 3개월의 대기발령 명령을 내렸다. 이 기간 직원들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외부교육을 받는다. 회사는 임금의 75%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하고, 200만원의 교육비를 별도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프로젝트가 중단·무산되면 소속 직원들을 권고사직하거나, 다른 팀으로 전환배치해왔다. 넥슨은 2019년 권고사직 제도를 폐지한 후 전환배치로만 인력을 운용한다. 문제는 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내는 등 사내 면접을 통과해야 해 정규직이어도 단기 계약직 신세가 된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퇴사 압박이란 지적도 있다.
문제는 국내 게임업계가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고용 불안정성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 개발 주기가 3~5년인 반면 모바일 게임은 1~2년에 불과한 데다, 개발과정 역시 정해진 일정에 맞춰 개발하는 '워터폴'(waterfall)에서 소규모 프로젝트 중심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애자일'(Agile)로 변화하면서 프로젝트 중단이 더 수시로 일어나서다.
배수찬 넥슨 노조위원장은 "신규 프로젝트 생존율은 높게 잡아도 10%로, 2019년부터 프로젝트 중단과 축소가 반복됐고 610명이 사내 면접 대상자가 됐다"며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은 프로젝트가 중단돼도 그 인원 그대로 새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전환배치는 역량이 부족한 일부 직원이 아니라 국내 게임업계 구조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벤처·스타트업이 많은 게임산업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회사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불가피하게 권고사직·전환배치 문화가 생겼다"라며 "그만큼 채용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게임업계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게임사도 신작 투자를 줄일 정도로 산업 성장성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고용 안정성만을 강조하는 건 무리"라고 덧붙였다.
의무배치가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스마일게이트에선 아트 디자인 개발자에 품질 검수를 맡기는 등 직군을 고려하지 않은 강제배치가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른 관계자는 "게임이 콘텐츠 산업이다 보니 개발자의 취향과 경력이 작업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라며 "이를 무시하고 특정 개발자를 강제배치하면 해당 팀과 개발자 모두 시너지가 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실무부서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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