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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광주 54번 버스기사 "잔해에 손·머리 끼여 승객들 못 구해 참담"

김보름 기자 입력 2021. 06. 11. 11:30 수정 2021. 06. 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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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뒤편에서 승객들이 '살려줘, 살려줘' 울부짖는데, 내가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지면서 잔해물 더미에 깔린 54번 버스의 운전대를 잡은 이성우(57) 씨는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긴 한숨을 내뱉으며 어렵게 사고 순간을 떠올렸다.

이 씨는 "사고 직후 내 머리하고 손이 (구조물에) 딱 껴서 구조될 때까지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씨가 사고 당시 버스 안 상황을 밝히기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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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광주 54번 버스 참사’와 관련, 사고 발생 수시간 전 철거 현장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 작업자들이 건물을 층별로 철거하지 않고 한꺼번에 여러 층을 부수는 모습이 포착돼 철거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54번 버스기사의 눈물

警, 굴착기 기사 등 4명 입건

“버스 뒤편에서 승객들이 ‘살려줘, 살려줘’ 울부짖는데, 내가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지면서 잔해물 더미에 깔린 54번 버스의 운전대를 잡은 이성우(57) 씨는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긴 한숨을 내뱉으며 어렵게 사고 순간을 떠올렸다. 이 씨는 “사고 직후 내 머리하고 손이 (구조물에) 딱 껴서 구조될 때까지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잔해에 깔렸을 때 ‘살려 달라’는 승객들의 목소리를 들었는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가 사고 당시 버스 안 상황을 밝히기는 처음이다. 이날 버스에는 모두 17명이 탑승해 있었고, 뒤편에 있던 승객들이 주로 숨졌다. 이 씨는 9일 버스에 깔린 지 1시간 정도 만에 구조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현재 일반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송 당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씨의 아들 이세기(27) 씨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버지는 상반신에 전체적으로 골절을 입었고, 귀 안 연골이 찢어져 뇌출혈도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제(10일) 아버지가 정신을 잠깐 차리셨을 때 뉴스를 통해 처음 사상자 소식을 들으셨는데, 상심이 너무 크시다”며 “당시 상황이 계속 머릿속에 있어 무너지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고 반복해서 말씀하시며 힘들어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침대에 누운 채 움직이지도 못하신다”며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한편, 경찰은 굴착기 기사 등 공사 관계자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철거 원인 규명을 위해 철거계획서에 따라 철거가 됐는지, 공사 관계자들이 안전 규정을 준수했는지, 감리가 철거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광주=김보름·정유정·정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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