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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코드' 탄소중립委 재구성 시급하다

기자 입력 2021. 06. 11. 12:00 수정 2021. 06. 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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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넘게 인류는 화석연료에 기대며 '탄소 문명'을 구가하며 살아왔다.

탄소중립은 현대 산업화를 이끌어 왔던 탄소 문명에서 '탈탄소' 문명으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기껏 30년, 탄소중립위원회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원자력 전문가를 대거 기용해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위를 재구성하고, 정권에 무관하게 국가 전력대계를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서두를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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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200년 넘게 인류는 화석연료에 기대며 ‘탄소 문명’을 구가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20세기는 ‘탄소 세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111년 만에 폭염 최고 기록이 깨진 2018년 8월 1일은 ‘지구용량 초과일’이었다. 그해 인류가 사용한 천연자원이 지구가 1년간 복구할 수 있는 양을 지나친 날이다. 자원 수요를 모두 합친 생태 족적(足跡)을 날짜로 환산해 나타낸 것이다. 생태 족적의 60%를 차지하는 게 탄소다.

탄소는 이산화탄소로 존재하면서 대기를 덥히는 온실기체 중 하나. 따라서 온난화를 줄이려면 탄소 배출을 줄이면 된다. 문제는 그게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인류와 탄소의 불가분의 관계 때문이다. 산소가 생명을 낳았다면, 탄소는 문명을 낳았다. 산소가 생명의 기원이었다면, 탄소는 문명의 원천이었다.

탄소는 대부분 퇴적암층에 갇혀 있다. 대기 중에선 이산화탄소로 떠다닌다. 수십만 년간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정적이었다. 그런데 산업혁명이 지하의 탄소를 지상으로 파내면서 150년간 이산화탄소 농도가 40% 넘게 늘었다. 기온은 섭씨 1도 올랐다. 고작 수은주 한 눈금이지만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탄소 없는 문명은 생각하기 어렵다. 배출과 피해를 최소화하고,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는 게 현명하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무탄소 발전(發電)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젠 탄소와 결별하고, 당장 가용한 대체연료로 21세기 중반 5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할 때다.

5차 산업혁명은 명실상부 무탄소 문명의 서곡(序曲)으로 신재생과 원자력이 대미를 장식할 것이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어디를 둘러봐도 탈화석은 하지만 탈원전 하는 나라는 없다. 각국이 신재생과 원자력과 전력망의 황금 배율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한국만 유독 독일의 실패한 탈원전을 고집한다. 2년 전 슈피겔은 독일이 계획대로 완전한 탈원전·탈화석을 달성하려면 현재보다 5배 많은 대체 발전설비를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향후 2600조∼4500조 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의 탄소중립은 동서독 통일만큼이나 값비싼 프로젝트가 돼가고 있다.

탄소중립은 현대 산업화를 이끌어 왔던 탄소 문명에서 ‘탈탄소’ 문명으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기껏 30년, 탄소중립위원회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공동위원장을 보나, 18개 정부 부처 장관을 보나, ‘전문가’ 95명을 보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갈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재생 ‘알 박기’ 위원회, 탈원전 ‘못 박기’ 위원회로 전락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허구다. 현 정부의 목표대로 2050년 가동 원전이 10기로 준다면 전체 1차 에너지에서 원전 비중이 5%까지 줄어든다. 그러면 나머지 95%를 어떤 에너지로 메울 건지부터 탄소중립위는 답을 구해야 한다. 막대한 전력을 신재생으로만 만들 것인가? 혹여라도 핵융합을 검토하지 않는 한 소형로가 차선 없는 최선이다. 원자력 전문가를 대거 기용해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위를 재구성하고, 정권에 무관하게 국가 전력대계를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법제화를 서두를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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