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감찰무마' 조국 측 "검찰의 투망식 공소사실"

"3차례 공소장 변경..방어 힘들어" 재차 혐의부인
오후 '자녀 입시비리' 심리..정경심 교수도 출석

조국 전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전 간단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를 받고 있다. 2021.6.11/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이 6개월 만에 재개됐다. 조 전 장관 측은 재판에서 "검찰의 투망식 공소사실"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 김상연 장용범)는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백원우·박형철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미리 부장판사 병가로 마성영 부장판사가 새로 합류해 재판부 구성원이 바뀐 만큼 이날 재판에선 공판갱신 절차가 진행됐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민정실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좌하는 기관으로, 고위공직자의 징계 및 형사처벌이 이뤄지게 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며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민정실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수사의뢰를 했어야 했다'며 교묘하게 비틀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으로서 권한을 행사하는데 그 결과 '감찰을 중단하게 했다'는 식의 논리가 구성되는 것도 이해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기소한 이후 3차례 공소장 변경을 한 것에 대해선 "일종의 투망식 공소사실"이라며 "'A가 아니면 B가 걸려라'는 식으로 (공소사실이) 되어 있어서 방어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백 전 비서관 측 변호인도 "유재수의 비협조로 합법감찰이 어려운 상태에서 수사의뢰 및 이첩이 아닌 금융위원회 통보에 그쳤다고 해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직무유기로 볼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 증인들의 진술도 신빙할 수 없어 무죄"라고 강조했다.

백 전 비서관 측은 감찰무마 관련 심리가 끝난 만큼 분리해서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고 이날 불출석한 박 전 비서관의 갱신절차도 고려해야 한다며 감찰무마 사건 재판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박 전 비서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돼 이날 재판에 불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 전 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했고 이후 백원우·박형철 전 비서관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재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성실하게 소명하고 더욱 겸허한 자세로 공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 재판이 재개된 건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4일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심리를 마치고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사건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판 일정이 연기됐다.

이날 오후에는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심리될 예정이다. 공동 피고인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조 전 장관 부부가 같은 법정에 서는 것은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이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 처음이다.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