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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 조남관, 취임식 작심발언 "권력에 당당하고 비굴하지 말라"

김은정 기자 입력 2021. 06. 11. 14:48 수정 2021. 06. 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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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연수원장 취임
법무부가 4일 오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에 내정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조남관 신임 법무연수원장이 11일 취임사에서 “권력 앞에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조 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초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반대하며 사퇴한 뒤 3개월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었다. 그는 지난달 ‘김학의 불법 출금(出禁) 사건’에 연루된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기소를 승인했는데, 지난 4일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조 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법무연수원장으로 부임하기 전 대검 차장검사로 3개월여동안 총장 직무대행을 하며 느낀 소회를 먼저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먼저 검찰개혁과 관련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면서도 “정치적 중립이라는 검찰의 고유한 가치와 함께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지 않는 검찰 개혁은 권력에 대한 부패 수사 대응 역량 약화를 초래하여 검찰 본연의 가치인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고도 말했다. 이는 박범계 법무장관이 주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식 검찰 조직개편안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지난달 말 법무부가 발표한 검찰 조직개편안은 전국 지청 25곳 형사부가 부패를 인지해 수사를 개시하려면 사전에 검찰총장과 법무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초안 대로라면 일선청 형사부의 직접 수사 기능이 축소돼 범죄 수사 대응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검찰 내부에서 제기됐다. 조 원장은 총장 직무대행 시절인 지난달 28일 이 같은 검찰 내부 비판을 취합해 법무부에 전달한 바 있다.

조 원장은 검찰 개혁의 방향을 설명하며 “(우리는)권력 앞에서는 당당하고 국민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굽신거린 적이 있었고, 국민 앞에서는 오만하게 군림하려고 했던 것이 지난 법무·검찰의 오욕의 역사였다”며 “이제는 권력 앞에서 비굴하지 않고, 국민들 앞에서는 사회적 약자의 억울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윤 전 총장 측에 섰거나 ‘조국 수사’를 했다가 법무연수원으로 좌천 당한 검찰 간부들도 참석했다. 지난 4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받은 강남일 전 대전고검장과 구본선 전 광주고검장은 지난해 법무부가 윤 전 총장을 징계하려 했을 때 이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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