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다 간밤에 몽둥이질 당했다"..얀센 접종자 반전 후기

이에스더 입력 2021. 6. 11. 16:00 수정 2021. 6.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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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예비군 등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백신 1차 접종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1천6만70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26일 첫 접종이 시작된 지 105일째 되는 날 누적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직장인 강모(32ㆍ서울 서초구)씨는 10일 오전 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강씨는 “접종 직후엔 아무렇지 않더니 접종 10시간쯤 지나자 몸살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며 “간밤에 온몸이 몽둥이로 두드려 맞은 듯 쑤시고 결리고 아팠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11일 백신휴가를 냈다고 한다. 그는 “미리 준비해둔 진통제를 먹고 쉬었더니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얀센 백신 접종 첫날이었던 10일 하루동안 25만1787명이 접종을 마쳤다. 사전예약 인원 27.2%가 하루만에 백신을 맞았다. 얀센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ㆍ화이자에 이어 국내 세번째 접종 백신이다. 접종 하루가 지나자 곳곳에서 “전신이 쑤신다” “독감 걸린것처럼 아프다”는 후기가 쏟아졌다. 접종 직후인 10일 “주사바늘이 가늘어 따끔한 느낌조차 못 느꼈다” “주사 맞은 줄도 모르겠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10일 오후 접종한 직장인 김모(30ㆍ경기 수원시)씨는 “먼저 맞은 사람들이 8시간 뒤에 반응 온다고 했는데 오후에 맞아서 그런지 정말 자기 전에 (반응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진통제를 먹고 잤더니 처음엔 문제가 없었는데 새벽부터 두통이 심하고 체온이 많이 올라서 한번 더 약을 먹고 잤다”라며 “38도 가까이 열이 오르고 땀이 많이 났다”라고 전했다. 11일 오전에는 몸 상태가 나아졌다고 한다. 그는 “두통하고 열감은 있는데 새벽보다는 나아졌다”라며 “두통은 진통제 먹으면 괜찮다”라고 말했다.

AZ백신 처럼 얀센 백신도 연령대별로 이상반응의 차이가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자영업자인 김모(50ㆍ서울 용산구)씨는 전날 잔여백신으로 나온 얀센을 접종했다. 김씨는 “얀센 백신 맞으면 아파서 요단강에서 헤엄친다는 둥 겁을 주길래 미리 진통제를 사뒀다. 약간 무기력하고 피곤할 뿐 별로 아프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모(39ㆍ서울 동작구)씨는 “친구들이 모인 단톡방에 ‘너무 아파서 밤새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했더니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들 한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얀센을 접종한)다른 친구들은 그리 아프지 않다고 하는데 나만 유독 아프다고 하니 신체나이가 젊어서 그런 것이라고 위로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인 AZ백신의 경우 젊을수록 이상반응 강도가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이상반응은 접종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한다. AZ의 경우 1차때, 화이자ㆍ모더나는 2차때 이상반응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얀센은 한번만 맞는 백신이라 이상반응도 한번만 겪는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얀센 백신 접종 하루~이틀 이내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주사를 맞은 팔에 통증, 반점, 부종 증상은 아주 흔하게 나타난다. 피로,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오심), 관절통, 오한, 발열, 기침 등의 이상반응도 흔하게 나타난다. CDC는 “우리 몸이 보호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정상적인 신호”라며 “며칠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백신 접종 후 통증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한다. 주사 맞은 팔에 통증이 심해지면 냉찜질을 해준다. 발열에 대비해 수분을 평소보다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위탁의료기관에서 간호사가 얀센 백신 분주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美 얀센 접종자 실신하기도..."일시적인 증상"
미국에선 얀센 접종 이후 실신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CDC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800만명 얀센 접종자 중 653건의 실신 사례가 보고됐다. CDC는 “실신이나 빠른 호흡,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지만 보통 심각한 사례는 아니다”라며 “주로 예방 접종 후 15분간 대기 중에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백신과 관련이 있는지 또는 주사나 주사바늘에 대한 불안과 관련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미국에선 얀센 백신 접종 직후 ‘미주신경성 실신(부교감신경 작용에 따른 실신)’을 겪었다는 사례들이 보고됐는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일 뿐 후유증을 남기는건 아니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실신하는 과정에서 다칠 수 있으니 접종 직후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빨리 대처해야하는 이상반응도 있다.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서 혈소판 감소성 희귀 혈전증(TTS)이 보고됐다. DC에 따르면 18~49세 여성 100만명당 7명 비율로 TTS가 발생했다. 50세 이상 여성이나 모든 연령의 남성에게서는 TTS 부작용은 훨씬 드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청은 접종 이후 최대 4주까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으라고 당부한다. ▶접종 후 4주 내 호흡곤란, 흉통, 지속적인 복부 통증, 다리 부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심한 또는 2일 이상의 지속적인 두통이 발생하며,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조절되지 않는 경우 또는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 ▶접종 후 갑자기 기운이 떨어지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접종부위가 아닌 곳에서 멍이나 출혈이 생긴 경우다.
이에스더ㆍ이우림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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