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시아경제

조국, 반 년만 '법원의 시간'.. 정경심과 나란히 피고인석(종합)

조성필 입력 2021. 06. 11. 16:16 수정 2021. 06. 11. 16:18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김대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반 년 만에 법정에 섰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12월 입시비리 혐의로 먼저 기소된 뒤 이듬해 1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으로 추가 기소됐다. 작년 12월까지 재판을 받다가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반 년 공백 끝에 다시 ‘법원의 시간’을 맞게 됐다.

입시비리 및 감찰무마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조 전 장관 부부 법정 재회… 짧은 담소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재판장 마성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오후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함께 법정에 섰다. 이 부부가 나란히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는 건 이날이 처음이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별건으로 진행된 정 교수의 1심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법정에서 마주한 바 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정 교수는 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법원으로 이송됐고, 조 전 장관은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해 법정에 나왔다. 두 사람은 재판 시작 전 법정에서 인사 뒤 짧은 대화를 나눴다. 주로 조 전 장관이 말을 걸고 정 교수는 이를 듣는 모습이었다. 이들의 대화는 재판부가 정 교수 출석 이후 5분여만에 입정하면서 길게 이어지진 못했다.

檢 "위조의 시간" 언급… 변호인은 반발

이날 공판은 앞선 2월 법원 정기 인사와 기존 재판장이던 김미리 부장판사 병가로 담당 판사들이 모두 교체된 이후 처음 열린 재판이었다. 검찰이 공소 요지를 밝히고 이에 대한 피고인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공판 갱신 절차가 이뤄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설명하면서 "'위조의 시간'에 (딸의)허위 경력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 전 장관이 최근 발간한 '조국의 시간'이란책 제목을 빗대어 범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됐다. 변호인은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오늘도 검사는 '7대 비리', '위조의 시간'이라고 말했는데, 다른 재판에서도 '강남 빌딩의 꿈'이나 '부의 대물림' 등을 사용했다"며 "적어도 법정에서는 공소사실에 준하는 용어를 사용해 재판이 차분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조 전 장관 부부 측은 이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조 전 장관과 정 교수는 자녀들의 대학원 입시 과정에 제출하는 입시 서류에 허위 내용을 기재하거나 위조 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부당하게 죄를 물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강진형 기자aymsdream@

조국, 재판장이 직업 묻자 "대학 교수"

앞선 오전 공판에선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한 공판 갱신 절차가 진행됐다. 조 전 장관은 해당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과 피고인석에 섰다. 이들은 재판 시작 전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조 전 장관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 질문에 "대학 교수"라고 했다. 백 전 비서관은 "정당인"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에 대해선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코로나19 확진자 접촉해 이날 출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 측에선 감찰 무마 혐의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을 수사해 재판에 넘긴 이정섭 부장검사가 공소 요지를 직접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현재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맡고 있지만, 이날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공소유지를 위해 직접 법정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피고인들은 직권을 남용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킴으로써 청와대 특별감찰반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이 부장검사가 이 같은 공소 요지를 밝히자 고개를 흔들고,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검찰의 투망식 공소사실"이라고 맞섰다. 그는 검찰이 공소장을 3차례 변경한 점에 대해 "A가 아니면 B, B가 아니면 C 아무거나 하나 걸리라는 식으로 (공소사실이) 구성돼 있어 방어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또 "팩트는 유재수 비위가 포착됐고, 관계기관에 통보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게 했다는 것인데, 검찰이 이를 비틀어 감찰이 없었던 취지로 지시를 하고 감찰을 중단시킨 것으로 논리를 발전시켰다"고 지적했다.

법원 출석 전 SNS… 비틀즈 노래 공유

앞서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4분께 남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나왔다. 그는 반 년 만에 재판에 출석하게 된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더욱 겸허한 자세로 공판에 임하겠다"면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그간 법원에 출석할 때마다 검찰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던 모습과 달랐다.

조 전 장관은 법원 출석에 앞서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틀즈의 노래 ‘더 롱 앤드 와인딩 로드(The Long And Winding Road, 길고도 험한 길)’ 유튜브 링크를 공유했다. 해당 곡에는 ‘당신에게로 가는 길고도 험한 길’, ‘지금도 당신에게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네’ 등의 가사가 담겼다. 반 년 만에 재판을 받게 된 심경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됐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