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日과 '파운드리 밀월'..삼성, 발등에 불

심재현 기자 2021. 6. 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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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가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대담한 밀월 관계를 이어가면서 파운드리 강화에 시동을 건 삼성전자의 고민이 커졌다.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본과 TSMC의 밀착은 반도체 시장 전반은 물론, 삼성전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300㎜ 웨이퍼 생산라인을 일본 구마모토현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 공장에는 반도체 회로선폭 16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와 28나노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업계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TSMC가 일본 정부로부터 첨단 반도체를 일본에서 생산하도록 요청받고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지난 2월에도 186억엔을 투자해 일본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에 R&D(연구개발) 거점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TSMC의 일본 내 R&D 거점 건설에 전체 사업비(370억엔)의 절반 정도인 190억엔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대신 미일…초격차 나선 다중포석
/뉴스1

TSMC와 일본이 잇따라 밀착하는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 부흥을 추진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달 중 반도체 국내 생산을 골자로 '경제 안정 보장 확보'라는 새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재건의 카드로 TSMC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TSMC가 일본에 생산시설을 지을 경우 올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에 시달렸던 일본 자동차업계도 적잖은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TSMC 입장에서는 일본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 내 기술 경쟁력과 점유율 확대를 한꺼번에 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00㎜ 웨이퍼 생산라인 검토 부지로 보도된 구마모토현에는 TSMC의 주요 고객사인 소니의 주력 공장이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쓰이는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인 소니는 그동안 상당 규모의 반도체 생산을 TSMC에 맡겨왔다.

최근 반도체업계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패키징 공정(반도체를 전자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상태로 가공하는 작업) 부문에서 TSMC가 협력할 만한 일본 반도체 협력사나 소재·장비업체가 많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히타치 하이테크, 아사히카세이 등 이런 업체로 꼽힌다.
국제정치 역학구도로 보면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 제재에 나서면서 TSMC가 발빠르게 중국을 '손절'하면서 일본과 손잡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만은 샤프나 파나소닉의 반도체 자회사 등을 인수한 경험도 있고 일본과의 관계가 이전에도 각별했다"고 말했다.

점유율만큼 전략도 격차…해법 모색 답답한 상황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삼성전자다. TSMC가 공격적인 투자와 미일과의 관계 강화로 시장 장악력을 키우는 동안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20조원 규모의 미국 내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를 공식화했지만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여전히 함구하는 상황이다.

TSMC는 120억달러(약 13조4000억원)가 투입되는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생산라인 착공을 최근 시작했다. TSMC는 애리조나에 5나노 생산라인을 포함해 최대 6개의 라인을 지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삼성전자의 투자규모는 TSMC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며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로 전년보다 격차가 확대됐다.

삼성전자에서도 이런 분석을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답답한 상황이라는 하소연이 흘러나온다.

업계 한 인사는 "현실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2배 이상 차이나는 TSMC와 삼성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에도 그만큼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파운드리에만 집중해 초격차 전략에 나선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업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인사는 "중국과의 정치적 역사적 맥락에서 TSMC는 중국시장을 버릴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그렇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리더십의 구심점이 없다는 점도 삼성전자로선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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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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