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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사슴고기도 먹게 했어요"..원주민 기숙학교의 기억

김재현 기자 입력 2021. 06. 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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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내 머리카락을 마구잡이로 자른 뒤 제초제를 뿌렸어요. 오랜 시간 두통에 시달렸고, 아직도 두통에 시달립니다. 토끼나 사슴 고기 같은 걸 먹게 했고, 구토를 하면 토사물을 다시 먹게 했습니다.” (린다 다니엘스, 현지시각 8일 로이터)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9살 난 증손자는 친구들과 밖에서 놀고 있었어요. 215명의 아이들은 그 아이처럼 놀 기회가 없었을 겁니다. 그게 나를 슬프게 합니다.” (루스 룰렛, 현지시각 8일 로이터)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캠루프스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유해 200여구가 확인되자, 기숙학교를 다닌 이들의 증언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기숙학교 '생존자'들의 목소리 입니다. 그들은 학교에서 학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유해 중에는 세 살 난 어린이의 것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던졌습니다.

캐나다 캠루푸스 원주민 기숙학교 〈사진=로이터〉

캐나다 가톨릭 교회는 1840년대부터 약 160년간 정부를 대신해 기숙학교를 운영했습니다. '백인 동화 교육'을 한다는 명목하에 원주민 문화를 말살시키려 했습니다. 15만 명가량의 원주민 어린이들이 가족들과 떨어져 기숙학교 130여 곳에 강제 수용됐습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원주민 언어를 사용할 수 없었고, 신체적 학대와 성폭행, 영양실조에 시달렸습니다.

이번 유해 발굴에 분노한 많은 시민은 "모든 아이는 소중하다(Every Child Matters)"는 글귀가 적힌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밴쿠버 미술관 계단엔 아이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작은 신발들이 빼곡히 놓였습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미술관 계단에 시민들이 신발을 놓으며 아이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토론토의 라이어슨 대학교엔 시위대도 몰려갔는데요. 시위대는 이 학교 설립자이자 기숙학교 시스템을 만든 애거튼 라이어슨 목사 동상에 페인트를 뿌리는가 하면, 급기야 동상을 바닥으로 끌어 내려 훼손했습니다. 누군가는 동상의 머리 부분만 가져다 원주민들이 개발 반대 시위를 벌이는 지역에 세워놓았습니다. 원주민 단체는 "식민주의와 대량 학살의 기념물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라이어슨대에서 시위대가 라이어슨 목사의 동상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튿날 훼손된 동상 일부는 개발반대 시위 현장에 옮겨졌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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