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매몰 버스 승객의 SOS
[앵커]
이번 건물 붕괴사고의 사망자와 부상자는 모두 시내버스 승객들이었는데요.
사고 직후 버스 안에서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애타게 구조를 요청한 70대 노모가 있었습니다.
통화 내용에 고스란히 담긴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을 김영창 기자가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재개발구역 버스 정류장에 시내버스 한 대가 멈춰 섭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도로 옆 5층 건물.
콘크리트 덩어리와 철근이 버스를 덮쳤습니다.
버스에서 의식을 잃었던 승객 75살 이 모 씨.
잠시 뒤 의식을 되찾은 이 씨는 휴대전화로 아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어머니/사고 당시 통화 내용/음성변조 : "(엄마 사람들 난리여 뭐가 무너졌다고...) 위에서 뭐가 무너져서 엄마 앉은 쪽이 쾅 내려앉아 버렸어. 오매 죽겄다."]
승객들의 비명으로 아수라장이 된 시내버스.
["아이고 아이고."]
어머니는 이 와중에도 조심히 오라며 아들을 걱정합니다.
[어머니 : "너도 조심히 와. (남광주라고 했지.) 조심히 와. 숨을 못 쉬겠어."]
1분간의 통화를 마친 아들은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이 씨의 아들 :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고 어떻게 해서든 빨리 가서 어머니를 나라도 가서 빨리 구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씨는 오후 4시 59분쯤 119 구조대에 구조됐습니다.
매몰된 시내버스의 승객 17명 가운데 이 씨 등 생존자 8명은 앞 쪽 좌석에 탔고 숨진 9명은 뒷좌석에서 발견됐습니다.
[동부소방서 관계자 : "(정류장에) 나무가 있고 버스가 있잖아요. (나무가) 약간의 완충착용이 있어서 그나마 조금 더 인명피해를 줄일수 있었다."]
승객들이 앉은 좌석 위치에 따라 17명의 생사도 엇갈렸습니다.
KBS 뉴스 김영창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김영창 기자 (se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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