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폐지 할머니, 전 재산 1억 장애청소년에 쾌척
[앵커]
경기도 시흥에 사는 한 80대 할머니가 광주리 장사를 하거나 폐지를 줍는 등 평생을 힘들게 일해 모은 전 재산 1억 원을 내놓았습니다.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할머니는 못 배운 것이 한이라며, 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보도에 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3평형 연립주택에 혼자 사는 83살 이옥순 할머니.
'광주리 장사'와 공사장 막노동 등 평생 안 해 본 일이 없다는 할머니는 다리를 절단할 위기를 겪는 등 온몸이 상처투성입니다.
학교에 다니지 못해 배우지 못한 게 한으로 남았습니다.
할머니는 제대로 걷지 못하면서도 폐지와 깡통을 주우면서 아끼고 모아온 전 재산 1억 원을 주민센터에 전달했습니다.
[이옥순/83세/경기도 시흥시 : "장애인들과 꿈나무들 부모 없이 불쌍하게 크는 사람들 도와줘서 큰 사람 만들어 달라고 (기부했습니다)."]
이제 할머니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은 낡은 유모차 1대뿐.
요즘도 유모차에 의지해 폐지를 줍거나 텃밭을 일구며 소탈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힘들게 성장해 온 할머니의 자녀들도 어머니의 결정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조성일/이옥순 할머니의 아들 : "안 드시고 안 입으시고 아끼셔서 마지막에 또 저렇게 좋은 곳에 쓰신다고 하니까 나중에 본받아야죠."]
주민센터에서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1억 원을 '시흥시 1% 복지재단'을 통해 지정 기탁했습니다.
[김정순/시흥 대야동 마을자치과장 :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서 써 달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1% 복지재단과 함께 그 돈을 뜻있게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할머니는 평생 힘들게 일해 왔지만 장애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여한이 없겠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
촬영기자:이상원
박재우 기자 (pj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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