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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김학의 무죄', 불법출금과 靑 기획사정 수사엔 '활력'

양은경 기자 입력 2021. 06. 12. 18:38 수정 2021. 06. 1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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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뇌물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열린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으며, 지난 2월 청구한 보석도 허가했다. /연합뉴스

뇌물수수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관련 사건에도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당장 김 전 차관의 무죄가 확정되면 그에 대한 ‘불법출금’ 수사와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수사가 힘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죄 취지' 파기환송, 공소유지 가능할까

대법원은 지난 10일 김 전 차관에게 유죄가 선고됐던 뇌물 혐의에 대해 “관련 핵심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차관 뇌물공여자로 지목된 최모씨가 1·2심 증인신문 전에 두 차례 검찰에 불려간 점을 지적하며 “종전 진술을 번복하고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점점 구체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증인(최씨)에 대한 회유가 없었다는 점은 검사가 사전면담 시점, 이유와 방법, 구체적 내용 등을 밝힘으로써 직접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1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최씨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김 전 차관에 대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장 검찰은 최씨에 대한 회유가 없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이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사가 단 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019년 당시 ‘김학의 수사단’의 일원이었던 수원지검 형사 3부 이정섭 부장검사가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수사단원이다. 그는 ‘김학의 불법출금’ 및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기소된 ‘수사외압’ 사건의 수사와 공소유지도 맡고 있다.

◇정권 눈엣가시 ‘불법출금수사’ 공격논리가 깨져, 법무부 내부 ‘곤혹’

만일 이 사건이 무죄로 결론날 경우 ‘불법출금’은 물론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수사에 정당성이 실리게 된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결국 뇌물 혐의로 실형까지 받은 사람”이라며 이들 사건의 수사 정당성을 공격하는 논리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 인사들이 그에 기반해 김 전 차관의 출금이 불가피했다며 불법출금 수사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 왔다.

이 때문에 대법원 파기환송 직후 법무부 담당 부서에서 박범계 장관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보고할지 곤혹스러워했다는 말도 나온다. 박 장관은 “절차적 정의가 중요하다고 해도 하필 이 사건이냐”며 불법출금 수사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불법출금’ 또한 피의자에게만 가능한 긴급출금을 당시 입건된 사건도 없었던 김 전 차관에게 적용했다는 게 불법의 핵심이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은 2019년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이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부각시켜 검찰개혁 동력으로 삼기 위해 이규원 검사와 함께 ‘스폰서’ 윤중천씨 면담보고서에 허위·왜곡된 내용을 적었다는 내용이다.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결국 뇌물죄로 실형선고 받은 사람”이라고 불법출금과 기획사정을 정당화하는 결과론적 논리가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로 후속 검찰인사가 꼬였다는 말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 입장에서는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를 한 이 부장검사를 오지로 좌천보내고 싶겠지만 김학의 사건 공소유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이 여러가지로 여권에 곤혹스런 상황을 불러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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