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중사 성추행시 노상사 차량 뒷좌석 가해자와 동석"..성추행 석달만에 3명 구속
군검찰, 12일 ‘女중사 2차가해’ 준위·상사 구속… 노상사 압수수색 전 휴대폰 교체
노 준위, 과거 강제추행 혐의 추가…또다른 성추행자 윤준위 특정
성추행 피해로 숨진 공군 이 모 중사에 대해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상관 2명이 12일 구속됐다. 이로써 성추행 혐의로 지난 2일 구속 수감된 20전투비행단(20전비) 소속 장모 중사에 이어 이번 사건 관련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된 장병은 3명으로 늘어났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오후 7시 50분쯤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군 20전비 소속 노 모 준위와 노 모 상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건 발생 석 달 만이다.이날 오후 2시50분쯤 전투복 차림의 마스크를 쓰고 차에서 내린 노 준위는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 없냐’·‘(과거) 강제추행 혐의 인정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군사법원은 노 준위에 대해 군인등 강제추행과 직무유기 등 혐의를, 노 상사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등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이들은 영장 발부 직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즉각 구속 수감됐다.앞서 군사법원은 노 준위에 대해 오후 3시경, 노 상사에 대해 오후 4시 50분경 각각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와함께 노 상사는 지난 3월2일 싼타페 차량 뒷좌석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장 중사의 사건 당시 차량 에도 동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해당 사건 사흘 뒤 이뤄진 공군 성범죄 전담수사관의 최초 조사에 따르면 뒷좌석엔 노 상사와 구속된 장 중사, 이 중사 등 모두 3명이 타고 있었다.이 중사는 노 상사가 함께 차량에 탄 상황에서도 장 중사의 성추행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가운데 검찰단은 1년 전 이 중사에 대한 또 다른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로 윤모 준위를 특정했다. 당시에도 노 준위가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를 확보 중이다.노 상사의 경우 압수수색 전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인터넷 검색 기록도 삭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노 상사와 노 준위는 지난 3월 초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고도 즉각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정식 신고를 하지 않도록 회유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사의 당시 남자 친구에게까지 연락해 ‘가해자가 불쌍하지 않냐’며 신고를 무마하려 한 정황도 있다.검찰단은 전날 두 사람에 대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구인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특히 구속영장 청구 시 유족 측이 고소장에 적시한 혐의 외에 ‘특가법상 면담강요’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노 준위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과거 직접 이 중사를 회식 자리에서 직접 성추행한 혐의와 관련, 군인등 강제추행 혐의도 적용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날 오후 차례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노 준위와 노 상사는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성추행 가해자인 장 중사가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2차 가해의 핵심에 있는 준위·상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군검찰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 측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등을 통해 드러난 보고누락과 초동수사 부실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군 법무실에서 사건 초기 지정한 국선변호사의 직무유기 등 혐의도 수사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김정환 변호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피해자 유족 측 변호인 자격으로 출석 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적 절차였다면 지휘보고 체계와 공군 양성평등센터를 통한 보고, 군 수사단계 등 세 가지 채널이 다 작동해야 했지만 하지 않은 것”이라며 “무슨 이유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수사로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해자 이 중사 유족 측은 오는 14일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단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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