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리의 잇(IT)트렌드] 구글 포토 유료 전환, 우리 구글이 달라졌어요

권명관 2021. 6. 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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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직장인, 그 중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대리님들을 위한 IT 상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점심시간 뜬금없는 부장님의 질문에 난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저 송대리가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장님, 아니 더 윗분들에게 아는 ‘척’할 수 있도록 정보 포인트만 쏙쏙 정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테슬라, 클럽하우스, 삼성, 네카라쿠배 등 전세계 IT 소식을 언제 다보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곤한 대리님들이 작게나마 숨 한번 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 구글은 항상 무료 서비스를 많이 해주는 것 같아. 맞지?

맞긴해요. 그런데 말이죠. 구글도 기업입니다. 기업이면, 돈을 벌어야 하잖아요. 구글은 어떻게 돈을 벌까요? 대부분 광고로 돈을 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 만족할까요? 아니죠. 구글은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무료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편리함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유료 전환을 선언한 구글 포토, 출처: 구글

2. 그게 무슨 뜻이야?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앞으로는 돈을 받겠다는 말인가?

설마요. 전부는 아닙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사진, 동영상 공유 서비스 ‘구글 포토’를 얘기해야 겠네요. 구글이 구글 포토를 지난 6월 1일부터 유료로 전환했습니다. 전세계 10억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600만 화소 이하 사진과 FHD 이하 동영상은 무제한으로 업로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면서 앞으로는 개인당 15GB까지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추가 용량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월 구독 형태로 돈을 내야 하죠.

구글 포토 변경사항, 출처: 구글

이러한 구글의 전략을 ‘치킨게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서비스를 처음 제공할 때 무료, 그러니까 공짜로 주는거죠. ‘이게 진짜 공짜라고?’ 할 정도로 말이죠. 그렇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합니다. 그동안 출혈을 감수하는거죠. 이렇게 경쟁사들을 도태시킨 뒤에 가격을 무료에서 유료로 바꾸거나 금액을 인상하는 전략입니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죠. 초기에는 넷플릭스에 가입하면 무료로 한달 동안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무료 서비스를 없앴어요. 달리 생각하면, 가입자를 모을만큼 모았다는 자신감일 수도 있구요.

현재 국내에서 구글 포토와 같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항할만한 경쟁사는 없습니다. 지난 2월, SK텔레콤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베리'를 9월부터 완전 종료하겠다 결정했고, KT는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 'KT 엠스토리지'를 지난해 9월부터 순차적으로 종료 중입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8월3일 LG전자 스마트폰 전용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 'U+보관함'를 종료합니다. 국내 이동통신3사 모두 구글 포토와 비슷한 서비스를 종료하는 셈이죠.

클라우드베리 종료 안내문, 출처: 클라우드베리

삼성도 마찬가지인데요. 6월 30일 이후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삼성 노트나 설정 동기화 같은 부분은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네요.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 관련 저장 서비스만 종료합니다.

구글 포토 유료화를 반기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내색하지는 않지만요.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기업… 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애플의 iCloud, 네이버의 MyBox, MS의 OneDrive 등이죠.

애플 iCloud, 출처: 애플 홈페이지

3. 구글은 광고로 수익을 올리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던 것으로 알았는데.

구글이 제공하는 저장공간 서비스 '구글 원'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 원은 100GB 저장공간을 월 2달러(2,400원)에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또 다른 이유로 구글의 전체 매출 80%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 사업 수익성 악화를 꼽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전세계 광고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2019년 31.6%였지만, 2020년 28.9%로 떨어졌다는거죠.

4. 구글 포토만 유료화하는 건가?

아닙니다. 이번 발표를 보며 ‘구글이 본색을 드러냈다’, ‘구글이 변했다’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6월 1일부터 바귄 것은 구글 포토만이 아닙니다. 유튜브의 모든 영상에 광고를 붙일 수 있도록 광고 대상을 확대합니다. 유튜브 광고 확대는 유료 구독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의도로 이어지는데요. 사실상 유튜브 유료화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존 유튜브 영상 광고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의 선택이었습니다. 운영자가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한 뒤, 수익 창출 조건을 만족하면 광고가 나오는 형태였죠. 그리고 광고 수익은 유튜브와 채널 운영자가 나눴습니다. 수익 창출 조건은 구독자 1,000명 이상, 시청시간 4,000시간을 넘어야 했죠. 즉, 아무나 광고 수익을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구독자가 단 1명이어도 동영상에 광고를 붙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채널의 광고 수익은 유튜브가 모두 가져갑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출처: 유튜브

결과적으로 광고를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유튜브 유료 구독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유튜브 중간 광고도 늘어나면서 광고가 2개씩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거든요. 저도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고 있는데, 잠시 일반 계정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면 광고 때문에 매우 불편하더라고요.

5. 유튜브에 경쟁상대가 없으니 이렇게 불편하게 바뀌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네. 혹시 구글의 유료화 전략이 또 있어?

또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에서 앱을 내려받는 구글플레이 있잖아요?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구글플레이를 통해서 유통되는 앱에 대해 '인앱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강제하고, 앱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갈 예정입니다. 인앱결제는 유료 앱·콘텐츠를 구매할 때 앱 안에서 신용카드나 각종 간편결제, 이동통신사 소액결제 등으로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경쟁사인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앱에 이미 적용하고 있는 정책입니다. 다만, 안드로이드의 경우 구글플레이 외에도 다양한 앱스토어를 쓰거나 'APK' 파일을 이용해 앱을 직접 설치할 수는 있죠. 그래서 구글은 애플처럼 독점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구글플레이를 통하지 않은 앱은 왠지 불안하잖아요. 결국 (구글도 애플처럼) 수수료를 더 많이 가져가겠다는 뜻입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출처: IT동아

앱 개발사들 가운데는 이러한 수수료 정책을 우회하기 위한 수단을 사용하는 사례가 있긴 합니다. 넷플릭스는 자체 홈페이지에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유도하죠. 사용자 입장에서 같은 돈을 결제하더라도 업체들 사정 때문에 이래저래 불편함만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6. 기업의 수익추구는 당연하지만, 그것 참…. 이렇게 유료로 바꾸는 것은 문제는 없어?

네.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유료화 범위를 확대하거나, 유료화 전환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하루 아침에 유료화로 바꾸는 것도 아니라, 일정 기간 전에 약관 고지를 하면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 없죠. 하지만,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했던 사용자 입장에서 분통 터지는 일이긴 합니다.

사실 법적인 문제는 없더라도 구글 같은 해외 기업은 국내 사용자의 목소리를 잘 듣지 않죠. 반면, 국내 기업들은 구글처럼 유료화 전환을 시도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내 사용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죠. 일종의 사회적 합의인데…, 정서적으로 오히려 역차별을 겪는 일이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 기업에게 수수료, 유료화는 사용자와 소통하기 어려운 민감한 카드인 셈이죠.

7. 그래. 맞지. 국내 기업이 무료로 제공하던 것을 유료로 바꾸면 난리 나잖아? 어떤 사례가 있었어?

몇몇 사례가 떠오르네요.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기업 줌을 예로 들어볼까요. 줌은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으로 최근 급성장했습니다. 일선 학교의 70% 이상이 줌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줌을 무료로 이용했죠. 하지만, 줌이 관련 서비스를 8월 1일부터 유료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줌을 욕하지는 않아요. 그러려니 하는거죠.

하지만, SK텔레콤이 무료로 제공했던 내비게이션 앱 '티맵(Tmap)'을 지난 4월 19일부터 데이터 소진하도록 변경하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을 샀습니다. SK텔레콤은 작년말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해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를 만들었는데요. 티맵 서비스 제공자가 티맵모빌리티로 바뀌면서 SK텔레콤 사용자도 일반 앱을 이용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사용하는 형태로 바뀐거죠. 이러한 변화에 대해 많은 소비자단체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SK텔레콤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죠. 그리고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48MB)의 2배에 해당하는 100MB를 6개월간 제공하기로 하면서, 사용자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출처: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앱 ‘카카오T’로 비판 받았죠. 그동안 택시 기사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콜서비스를 부분 유료화했습니다. 택시 기사가 월 9만 9,000원을 내면 원하는 목적지 콜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프로 멤버십’을 신설했죠. 이를 활용하면 기사가 특정 장소로 이동할 때 해당 장소 호출 목록을 빨리 확인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택시를 많이 찾는 곳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후 카카오와 갈등을 빚고 있는 택시업계는 이번 서비스가 호출 중개 서비스를 유료화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겠지만…, 논란인 상황이죠.

국내 기업은 사용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돈만 밝힌다는 느낌을 주면 안되죠. 그래서 해외 기업과 비교해 아무래도 사업하기 참 어렵습니다. 물론, 사용자를 기업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 취지에 반대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국내 기업은 억울할 수 있죠. ‘우리도 구글처럼’, ‘우리도 애플처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렵습니다.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사용자, 해외 기업, 국내 기업… 누구에게도 불편하지 않은 해결법을 말이죠.

송태민 / IT전문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KBS 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에서 IT따라잡기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하기도. 두 딸과 ‘루루체체 TV’ 유튜브 채널, 개그맨 이문재와 ‘우정의 무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을 집필했고, 음반 40여장을 발표했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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