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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기저귀까지.. 유통·식품업계 앞다퉈 도입 [이슈 속으로]

백소용 입력 2021. 06. 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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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영역 넓히는 '구독경제'
코로나 여파 비대면 소비 일상화 따라
필요한 제품 구매.. 정기 배송 받아
롯데푸드 '딸기 페스티벌' 인기 폭발
'CU쿠폰' 월평균 이용자 168% 급증
이마트 트레이더스 '커피권' 등 인기
관련 투자 활발.. 서비스 차별화 관건
편의점 CU의 구독 쿠폰 서비스.
직장인 A씨는 평소 재택근무를 하면서 정기배송해주는 밀키트로 식사를 해결한다. 생필품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을 본다. 과자와 아이스크림도 잊을 만하면 한 상자씩 배달와서 뭐가 들었을지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분전환을 위해 계절에 따라 추천해주는 꽃과 그림도 한 달에 한 번식 배송받는다.

이는 구독 서비스로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소비하는 일상을 구성한 사례다. 소비자가 구독료를 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받는 구독 서비스를 유통·식품업계에서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필요한 것을 보다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크게 확장한 것이다.

◆확장하는 구독 서비스

11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과거 우유와 유제품 등에 한정됐던 구독 서비스가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와 같은 무형의 서비스도 구독으로 경험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의 구독 선택권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음식과 생필품, 옷, 화장품 등을 받는 것으로, 이런 경제활동을 구독경제라고 한다. 월 1회, 주 1회 등 기간을 정해놓고 정기배송을 받는 유형이 대표적이다. OTT(온라인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커머스의 유료 멤버십 등 이용료를 지불하고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유형과 일정 금액을 내고 고가의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이용하는 렌털 유형도 있다.

빙과업체들은 최근 여름을 앞두고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과자를 정기 구독하는 ‘월간 과자’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아이스’를 시작했다. 월 1만4900원에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매달 새로운 주제에 맞춰 받아볼 수 있다.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롯데푸드도 지난달 아이스크림 구독 이벤트 ‘딸기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첫 달 제품은 롯데푸드가 올봄에 출시한 딸기 아이스크림 시리즈로 돼지바 핑크, 구구콘 스트로베리, 빠삐코 딸기로 구성됐고 주제는 매달 바뀐다.

코로나19 이후 집밥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식단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테이스티나인은 각 인원수에 따라 적합한 한상 식단을 20∼30% 할인된 가격으로 정기 배송하는 테이스티 프리미엄을 이달 시작했다.

유통업체들은 할인권을 구독하는 서비스 등을 도입하며 충성고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CU는 구독 쿠폰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시작한 이후 지난달 월평균 이용자 수가 167.9% 증가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 카테고리를 선택해 월 구독료를 결제하면 한 달 내내 일정한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자주 사는 품목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구독 쿠폰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이용률을 보인 상품은 CU 즉석원두커피인 GET 커피(31.1%)이고, 이어 삼각김밥(12.8%), 도시락(10.2%), 김밥(8.6%), 컵라면(8.2%) 순으로 이용자가 많았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최근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정의 대표 생필품인 기저귀를 통해 젊은 부부 고객의 유입을 늘리기 위해 ‘기저귀 구독권’을 도입했다.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하기스 기저귀 전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해 트레이더스는 커피, 피자, 고기 구독권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즉석조리 코너의 ‘반찬 구독권’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의 ‘헬스·뷰티 구독권’까지 내놨다. 커피, 피자 구독권은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이 6만장을 넘었고 고기 구독권은 매회 평균 4000∼5000장가량이 판매됐다.
인터파크의 그림정기구독 핀즐 소속 아티스트
인터파크는 글로벌 아트 컴퍼니 핀즐의 그림 정기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매월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가정이나 회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이다. 전문 큐레이터가 매월 A1 사이즈의 아트 포스터 1장과 작품 소개 및 그림과 함께 즐기면 좋을 플레이리스트 등이 담은 에디터스 레터를 제공한다.

◆차별화 경험 제공이 관건

코로나19 이후 외부 활동은 줄어들고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이용자의 시간과 지갑을 점유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이용해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과거에 구현하기 어려웠던 구독 서비스들도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2016년 4200억달러(470조원) 규모였던 구독경제시장이 2020년 5200억달러(590조원)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구독경제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투자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구독경제 관련 기업에 대한 글로벌 사모펀드·벤처캐피털 투자액은 2010년 25억5200만달러에서 2020년 92억8600만달러로 10년 새 3.6배 증가했다. 투자 건수도 2010년 82건에서 2020년 369건으로 4.5배 늘었다.

소비자는 구독을 통해 단건 구매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고르는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구독경제는 매력적인 사업 모델이다. 구독을 시작한 고객은 충성고객이 될 확률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데다 재고가 쌓이는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품과 서비스의 질이 기대에 못 미치며 소비자들이 이탈해 사라지는 구독 서비스도 적지 않다. 결국 구독을 통해 차별화되는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정KPMG는 ‘디지털 구독경제 트렌드와 비즈니스 기회’ 보고서를 통해 “구독경제를 표방하는 기업이 넘쳐나는 오늘날 유료 가입자가 서비스를 갱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만 한다”며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와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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