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당선으로 여야 청년 정치인 주가 급부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등장으로 여야 청년 정치인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이 크게 자극을 받은 모습이다. 이동학(39) 청년최고위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이제 민주당의 몫이다. 더 많은 변화, 더 많은 혁신을 민주당에서 이뤄내겠다”고 썼다. 장경태(38)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여러 우려들을 이겨내고 구태정치에서 세대교체 열망을 함께 실현해가길 희망한다”며 “대통령 출마자격 40세 이상 제한 폐지부터 피선거권 18세 하향, 정당가입 연령 하향 등 청소년 참정권 확대에도 적극 나서달라”고 청했다.
민주당에선 “우리도 청년 정치인이 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청래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의 ‘이준석 돌풍’에 대해 “(민주당) 김남국 의원도 당 대표에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올해 39세다. 김 의원은 8일 유튜브 ‘정치왓수다’에 출연해 “만약 저한테 (당 대표) 역할을 하라는 민의가 모아진다면 진지하게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친문 진영의 장악력이 확고한 민주당에서 ‘이준석 돌풍’이 일어나긴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4ㆍ7 재·보선 직후 민주당 2030 의원인 오영환ㆍ이소영ㆍ전용기ㆍ장경태ㆍ장철민 의원은 조국 사태 등에 대한 반성문을 발표했다가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초선 5적’이란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한 야당 관계자는 “민주당에 30~40대 정치인이 적지 않지만 이준석 대표처럼 독자 브랜드를 키우는 인사는 거의 없고 대부분 86세대의 주장을 되풀이 하거나 뒷받침 하는 수준이어서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용태(31)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을 향해 “조국 사태와 박원순ㆍ오거돈ㆍ안희정 성폭력 사건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 선배 정치인 행태를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직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바라는 청년 정치는 586 정치인들의 앵무새처럼 그들을 대변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대변해 정의로운 소신을 밝히는 모습”이라며 “거수기 역할만 하는 건 정치를 꿈꾸는 수많은 청년 정치인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에선 이 대표 당선에 대해 환영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이 나왔다. 장혜영(34)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시험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호언장담했다”면서 “이 대표의 시험지가 온몸으로 구조적 불평등을 겪고 있는 모든 ‘운동장 밖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지 기대하겠다”고 썼다.
정치권에선 청년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 의제가 다양해질지 주목하고 있다. 원피스를 입고 본회의장에 출석해 “정치권 의복 문법을 깼다”는 평가를 받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타투업법 개정안 발의 등 젊은 층 관심사를 공략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도 전당대회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주요 어젠다로 제시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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