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저비용이 화 키운 붕괴 사고 후..철거현장 곳곳 불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안전수칙을 공공연히 위반하며 사고위험에 노출된 철거현장이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거현장 옆에서 17년 동안 밥집을 운영해온 60대 염모씨도 "공사 시작 때는 (건물) 가운데 '펑'하고 구멍을 뚫더니 위부터 크레인으로 부시면서 빠르게 내려온 것 같았다"며 "광주 건물사고 이후로는 대규모 공사가 아니라 집게 같은 것으로 야금야금 떼어내는 작업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상적 방식 아냐"..안전펜스 높이 제각각, 가림막 대체
광주 사고 후 발생한 반포 호텔 철거 사고로 주민 불안감↑
알고보니 광주 건물 철거 업체와 같아.."공사 중단" 요청
[이데일리 이소현 이상원 기자]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안전수칙을 공공연히 위반하며 사고위험에 노출된 철거현장이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며 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사건 발생 닷새째인 13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49-29외 4개 건물의 철거현장은 아슬아슬했다. 도로와 인도와 맞닿은 건물 옆면은 육안으로 6층 규모 높이까지 벽체가 온전히 남아 있지만 앞·뒷면은 형태가 대부분 사라져 콘크리트 골조를 훤히 드러내 놓고 있었다. 철제 안전펜스의 높이도 제각각이었다. 도로변을 마주하고 있는 면과 달리 행인들이 지나는 골목 안쪽은 2m가 채 되지 않은채, 가림막으로 대체했을 뿐이다.
이송규 안전전문가(한국안전전문가협회 준비위원장)는 “양쪽 기둥을 놔두고 중간부터 털어내는 것은 정상적인 철거방식이 아니다”라며 “건물은 양쪽에 기둥이 있고 사각형 네 모서리에 기둥과 기둥을 연결해주는 ‘보’로 연결돼야 하는데 보는 없고 기둥만 남아 있는 상태로 무너질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북구의 한 도로 옆 건물 철거현장도 마찬가지였다. 반쯤 부서진 4층 높이의 건물은 콘크리트 골조를 훤히 드러내 놓고 있었다. 건물 옆에는 폐자재 등을 이용한 토산을 쌓고, 굴착기를 올려 옆면을 뜯어내듯이 철거를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재건축이 한창인 마포구 염리동 건설현장도 단층 규모로 철거는 끝났지만, ‘안전제일’ 표시 외에 안전 보호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1일 구조물이 인근 아파트 주차장 쪽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서초구 반포동의 쉐라톤 팔레스호텔 철거현장은 보수가 마무리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주민이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해 공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주민은 오는 15일 서초구청을 방문해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공사 중지를 요청하고,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30대 주모씨는 “차로 출입하는 곳이 바로 호텔 옆 왼쪽이라 차를 이용해 출입구로 나갈 때마다 호텔이 쓰러질 것 같은 무서움이 크다”고 말했다. 50대 임모씨는 “(철거 현장) 옆으로 다닐 때마다 두려울 정도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선 팔레스호텔 철거 담당이 광주 건물 철거를 맡은 업체(다원이앤씨)와 동일업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한 주민은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에서 광주 사고 철거업체와 같은 곳이라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조건 넣고 보자”…상반기 청약경쟁률 10년 이래 역대 두번째
- 황교안 “윤석열·안철수·홍준표·김동연, 함께 文정부 심판하자”
- 故손정민 父 “아들 어떻게 입수했나…친구에게 듣고 싶다”
- 尹 측근, 이준석 견제에 "누구도 당대표 바라보고 정치하지 않아"
- 에이즈 걸렸는데…숨기고 동성과 성관계·마약까지 한 男
- [줌인]安합당·尹입당·洪복당…진격의 이준석 앞에 놓인 '3대 난제'
-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유승민, 막말 교사에 "가르칠 자격 없다"
- 셀트리온, 렉키로나 글로벌 임상 3상서 효능·안전성 확인(상보)
- 이나은 친언니, 이현주 향해 "정확한 증거 올려달라" [전문]
- [KSOI]차기 대선 윤석열 35.5%vs이재명 27.7%…尹 오차범위 밖 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