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에릭센을 향한 골 뒤풀이.."경기 중에도 신경 쓰이더라" [현장 일문일답]

김용일 2021. 6. 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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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고양=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스테이 스트롱, 알러뷰(Stay Strong, I love you)라고.”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레바논전 결승포 직후 인터뷰에서 옛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향한 골 뒤풀이를 언급했다.

손흥민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 레바논과 경기에서 두 골에 모두 이바지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5승1무(승점 16.골득실 +21)을 기록한 한국은 조 1위를 확정하며 오는 9월부터 펼쳐지는 월드컵 최종 예선에 나서게 됐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앞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를 상대로 5골 화력쇼를 펼친 한국은 이날 상대 밀집 방어에 고전했다. 오히려 전반 12분 수비 실수로 하산 사드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손흥민의 발끝에서 반전이 펼쳐졌다. 후반 6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송민규가 머리로 연결한 게 상대 자책골로 연결됐다. 이어 후반 19분 손흥민의 드리블에 이은 남태희의 돌파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이 A매치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건 지난 2019년 10월10일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 예선 홈경기 이후 20개월 만이다. 결승골 직후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중계 카메라로 달려와 손가락으로 숫자 2와 3을 표현했다. 이어 무언가 말을 하며 카메라에 입맞춤했다. 애초 정확하게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이 안됐으나 에릭센을 위한 세리머니임을 짐작하게 했다.

덴마크 국가대표 에릭센은 이날 새벽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핀란드와 경기에서 전반 42분께 그라운드에 갑자기 쓰러졌다. 의료진이 그라운드에 들어가 에릭센에게 심폐소생술까지 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그는 의식을 되찾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손흥민과 에릭센은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손흥민은 “은 축구인으로, 또 함께 뛰었던 동료가 그런 일을 당해서 너무 걱정이 됐다”며 “(세리머니 때) ‘스테이 스트롱, 알러뷰(Stay Strong, I love you)’라고 했다”고 밝혔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우리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어렵게 경기했다. 분명 잘못된 부분이다. 그러나 잘 이겨내고 역전까지 성공한 건 긍정적이다.

- 20개월 만에 A매치 득점이다.
사실 말이 20개월이지, (코로나19 여파로) 대표팀에 소집된 게 8개월 만이다. 내 골보다 팀이 역전승한 게 더 기쁘다.

- 득점 이후 카메라를 향해 무언가 얘기하더라. (새벽 유로 경기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옛 동료 에릭센을 위한 것으로 보였는데.
‘스테이 스트롱, 알러뷰(Stay Strong, I love you)’라고 했다. (에릭센과) 연락을 했지만 마음이 불편하더라. (새벽에) 자고 있어서 해당 경기는 못봤다. 일어나서 소식을 들었다. 같은 축구인으로, 함께 뛰었던 동료가 그런 일을 당해서 너무 걱정이 됐다. 정말 친하게 지낸 동료였기에 경기하면서도 신경이 쓰였다.

- 송민규나 정상빈 등 어린 선수들을 지속해서 격려하던데.
민규는 오늘 경기를 너무 잘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 안타깝게 (내 코너킥 이후 헤딩 장면에서) 데뷔골로 보였는데 상대 자책골이 됐다더라. 그러나 상빈이 등 어린 선수들이 어색했을 수 있는데 이번에 모두 잘 했다. 기존 선수가 잘 다가섰고 이 선수들도 잘 다가왔다. 최종 예선에서 좋은 역할을 해주리라고 본다.

- 우리가 최종예선을 앞두고 정말 보완해야 할 ‘한가지’를 말해달라.
모든 부분에서 발전해야 한다. 최종 예선은 강한 상대를 만난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많은 게 준비돼야 한다. 난 벌써 (월드컵) 최종 예선 세 번째다. 얼마나 힘들고 긴 여정인지 알기에 선수들에게 잘 얘기해주려고 한다.

- 월드컵 2차 예선으로 비로소 휴가를 얻었다. 무엇을 하고 싶나.
마음 편하게 자고, 좋은 음식 먹고 싶다. 정말 바빴던 시즌이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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