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중화주의' 건드리면 집단 공격..1세기 홍위병'과 '차이나불링'

◀ 허일후 ▶

김치, 한복, 삼계탕까지 원래 다 중국거다.

아 정말 황당하네요.

◀ 성장경 ▶

이런 주장을 중국 누리꾼들이 해도 문제가 될 텐데, 중국 정부기구까지 나서는 건.

가볍게 보긴 어려운 상황이네요.

◀ 이동경 ▶

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반중감정이 왜 이렇게 심해지고 있느냐를 따져보면, 중국 측의 원인제공도 분명 있어 보입니다.

◀ 허일후 ▶

그럼 여기서 궁금한 게, 도대체 중국이 왜, 또 최근 들어 우리나라 문화를 가지고 저러는 걸까요?

◀ 이동경 ▶

네, 그 이유를 분석해 보면요.

바로 21세기 홍위병으로 불리는, 민족주의로 무장한 중국의 젊은 세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 리포트 ▶

세계적인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BTS.

지난해 '밴플리트상' 즉 한미친선협회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상을 받으며 이런 소감을 밝혔습니다.

[RM/BTS리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한미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를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한국전쟁에서 한미 양국이 겪은 희생을 기억하겠다는 말.

그런데, 곧바로 중국 누리꾼들의 집중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을 지지한 BTS는 중국에 오지마라"

"미국이 정의롭다고 말한 BTS의 팬들은 죽어라"와 같은 비난이 잇따랐습니다.

이를 주도한 건, 중국의 'MZ세대'라 할 수 있는 2,30대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역풍을 우려한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기업들은 즉각 BTS를 모델로 한 중국 현지 광고부터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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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효리 씨,

[MBC '놀면뭐하니' (2020년 8월)] "저 린다 아니니까, 린다라고 부르지 말아주세요."

자신의 부캐, 즉 다른 활동명으로 '마오'라는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이 말 한마디에 중국 누리꾼들이 폭발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국부 마오쩌둥이 모욕당했다며 한글까지 동원해 이 씨의 SNS에 악플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이 계기가 돼 이효리 씨는 SNS를 중단했습니다.

중국의 2,30대 젊은 세대는, 2000년대 이후 중국이 세계적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자랐습니다.

여기에 애국주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해, 강한 민족주의, 극단적인 중화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법종 교수/우석대 역사교육과] "혈기 왕성한 젊은 네티즌들이 '중국의 역사가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문화가 깊은데 왜 이걸 다른 나라가 자기네 나라 것이라고 우기냐'는 국수주의적인 관점으로 더 전환이 돼서 정부가 조종하거나 뒤에서 뭔가 응원하지 않더라도 애국주의적인 신념들을 표출하는 그런 상황이 지금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의 사상을 생명처럼 받들며, 폭력적 행동도 서슴지 않던 젊은 세대를 가리키던 말 '홍위병'.

이 홍위병에 빗대 지금의 젊은이들을 '신홍위병' '21세기 홍위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들은 다른 나라나 외국기업들이 중화사상에 도전한다고 생각되면, 인터넷과 SNS를 통해 집단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재근/문화평론가] "중국의 애국주의 청년들이 있는데 그들이 굉장히 극렬하게 중화주의를 외치고 있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다, 이런 걸 외치고 있는데 옛날에 홍위병이 자국의 부르주아를 때려잡았다면 지금은 한국이나 외국을 때려잡으려고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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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미 이들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대학가 곳곳에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고, 현수막과 대자보가 내걸렸습니다.

[조성지/서울대 국어교육과 학생(지난 2019년)] "지금도 홍콩에서는 시민들을 향해 과도한 폭력이 가해지고 있으며 시민들은 홍콩의 민주와 자유 그리고 인권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인 유학생들이 몰려와 행사를 방해하거나, 현수막을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연세대] "지금 뭐하시는거예요? (왜 찍으세요) 제 현수막이에요. 일단 주세요. (중국인이세요?) 저 한국인인데요. (무슨 상관 있어, 네가 왜?)"

대자보 위에도 '홍콩은중국의영토' '한국인들과 홍콩이 무슨 상관있냐' 같은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고려대 학생] "뭐 하시는 거예요! 여기 대자보 위에다 부착하면 안 돼요! 뭐 하시는 거예요. 여기 대자보 위에다가!"

결국 연세대에선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로 학생들이 중국인 유학생을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고, 검찰은 1년 만인 지난해 5월, 중국인 유학생 8명을 약식 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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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데 앞장서 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서 교수도 최근 이들 21세기 홍위병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서 교수는 최근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정정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서경덕 교수/성신여대 교양학부] "윤동주 시인의 관련된 국적을 '중국'으로 해놓고 민족을 '조선족'으로 해놨다는 거죠. 그래서 이 문장은 없애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희 팀에서 바로 항의메일을 보냈습니다.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요."

그런데 이런 요구를 했다는 사실이 중국언론에 보도됐습니다.

그러자, 중국 젊은이들의 집단적인 항의가 문자와 이메일, SNS 계정에 쏟아졌습니다.

중국어, 영어는 물론 한글을 사용한 공격이 계속됐고, 욕설이 담긴 사진도 받았습니다.

[서경덕 교수/성신여대 교양학부] "(중국 언론에서) 서 교수가 중국과 한국의 네티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적반하장의 기사를 썼더라고요. 진짜 메일을 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협박 메일을 받게 되는 거고요. SNS 댓글로, 일명 테러라고 하죠. 그런 식으로 계속 공격을 해온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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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의 대외 정책 역시 2천년대 들어 경제성장을 발판삼아 호전적으로 변했습니다.

차이나 불링, 중국식 괴롭힘이라는 뜻입니다.

정치적, 외교적으로 마찰을 빚은 국가에 경제보복을 가하는 행태를 빗댄 용어입니다.

2016년 7월, 우리 정부가 사드,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했을 때,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 그리고 우리 경제에 가해진 보복 조치가 대표적입니다.

"롯데마트 꺼져라! 롯데마트 꺼져라!"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2000년대 후반부터, 이 같은 경제보복이 본격화 됐습니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프랑스와 영국 정상이 잇따라 티베트 분리독립운동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습니다.

그러자 중국은 프랑스에는 "항공기 150대 구매계약을 취소하겠다" 영국엔 "12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철회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중국 전역에선 프랑스 기업 까르푸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중국의 민관 합동 공세에 영국과 프랑스 정상 모두 이후 중국 정상을 만나 "티베트를 중국 영토로 인정한다"며 꼬리를 내렸습니다.

[중국cctv 보도(2009년 4월)] "사르코지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과 타이완과 티베트는 중국과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영토임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2010년엔 일본과의 영토분쟁 지역에서 중국어선이 나포되자,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해버렸고, 같은해 노르웨이가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사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자 이번엔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막았습니다.

최근에는 호주가 미국 편에 서서 코로나19의 발원지에 대한 국제조사를 요구하자 호주산 바닷가재 수입 금치 조치를 내렸습니다.

[천용찬/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나쁘게 얘기하면 길들이기의 일환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우리는 이러이러한 유형의 국가적 이익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똑같이 우리의 이러한 이익에 침범을 했다 그러면 '똑같이, 내지는 더 쎈 보복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굉장히 장기적으로 던지고 있는 것과 똑같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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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이들의 공격적인 민족주의, 국제사회에서 나타나는 중국의 '차이나불링'.

이를 목격하며 자란 우리 젊은 세대는 더욱 강한 반중감정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서현(23살)] "(한국) 유튜버가 김치를 담그는 그런 거를 했었는데 중국 사람들이 댓글에다가 '김치는 우리나라 거다' 그분한테 인신(공격)적인 욕을 하시는 분도 많으시고."

[유민형(29살)] "중국이 사실 중국은 하나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막 티베트나 위구르도 독립 안 시켜주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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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20대부터 60대까지의 세대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20대의 호감도가 가장 낮았습니다.

60대 이상이 가장 호감도가 높았고, 나이가 젊어질수록 호감도가 낮았습니다.

즉 젊을수록 반중감정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오성/시사IN 기자] "20대에서 (중국의) 문화유산조차 싫다는 응답이 다른 세대보다 2배에서 5배까지, 중국이라고 하면 모든 것을 다 부정적으로 보는 집단이 존재하는구나 이런 결론을 얻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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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277777_2899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