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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에 질투, 정치 입문.. 다음 총선도 순천 출마, 30% 얻겠다"

조의준 기자 입력 2021. 06. 14. 03:02 수정 2021. 06.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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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준이 만난 사람]
대구 출신 전남 순천갑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천하람 변호사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 앞에서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6·11 당대표 선거가 ’36세 이준석'의 승리로 마무리되자 기자 머릿속에 국민의힘 천하람(35)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이 떠올랐다. 천 위원장은 작년 총선 때 이곳에서 출마해 4058표(득표율 3%)를 얻는 데 그쳤다. 낙선했지만 ‘대구 출신 엘리트 30대 변호사’의 호남 도전기는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서울 여의도 주변을 떠도는 수많은 ‘정치 관종(병적으로 관심 받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하나일 수도 있다면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잖았다. 총선 후 1년여간 지역구 표밭을 갈고 있는 그를 지난 11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천 위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정치는 관종이 하는 게 맞는다”면서 “이준석의 급성장에 질투가 나 정치를 시작했는데 나름의 콘텐츠를 갖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준석의 승리는 세대교체론이 유권자와 당원에게 먹힌 것”이라며 “보수도 이제는 반공·국가주의에서 벗어나 글로벌 보수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관종’이 세상을 바꾼다

―관심 받고 싶어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했나.

“하하. 정치는 연예인이 될 수 없는 관심 종자들이 하는 것은 맞는다. 그렇다 해도 단순히 관심을 끌려는 것이 아니라 이준석처럼 나름의 콘텐츠가 있어야 관심을 받는 것 아닌가. 관종이라 해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뜻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나쁘게 볼 것은 아니다.”

―원빈처럼 생겼어도 정치를 했을 것인가.

“당연하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정치를 하고 싶었다. 원빈 얼굴로 정치하면 더 빨리 대통령이 될 수 있지 않겠나.”

―왜 아무 연고도 없는 순천으로 내려갔나. ‘제2의 노무현’을 꿈꾸나.

“제2의 노무현이라니. 제1의 천하람이다. 부산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은 부산이 고향이었지만, 난 순천이 고향도 아니다. 정치 역사에 없던 시도다. 내 가족까지 모두 순천으로 내려와 살고 있다. 다음 총선에선 30%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30%면 당선도 가능하다.”

―서울에 집 사놓고, 순천에서 세 살면서 언제든 상경할 준비를 하는 것 아닌가.

“원래 집이 없다. 순천 전세 아파트에 장인·장모님 모시고 산다. 서울에는 여의도 인근 대방동에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5만원짜리 원룸을 얻어 놓고 상경할 때 숙소로 쓴다. 가난하지는 않지만 부자는 아니다.”

천 위원장을 인터뷰한 날 밤 기자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원룸이 몇 평이냐. 내일 찾아가겠다’고 했다. 정말 대방동의 월 15만원짜리 원룸에서 기거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천 위원장은 “오늘 순천 내려간다”고 했다. 이때 옆에서 천 위원장 아내가 “3평? 4평?”이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준석 승리, 기성 정치에 대한 탄핵

―젊을 때는 정치보다 자기 분야에서 성취를 이루는 게 바람직하다는 시선도 있는데.

“처음엔 나도 변호사 하며 돈 벌어 집도 사고 경제적 자유를 어느 정도 이룬 뒤 정치에 도전하려 했다. 그런데 집도 못 산 마당에 급히 정치에 도전한 것은 이준석 대표의 급성장에 대한 질투 때문이었다. 웃기게 들리겠지만 정말이다. 지난 2011년 이 대표가 20대의 나이로 갑자기 새누리당 비대위원에 발탁돼 TV에 나왔다. 솔직히 ‘내가 하면 이준석보다 잘하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주변에 그렇게 떠들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이 대표가 메시지를 내놓는 수준이 엄청나게 올라오더라. 내가 무시했던 이 대표가 성장한 걸 보고 빨리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새 대표가 국민의힘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질투의 대상이었던 이준석이 제1야당 당대표에 선출된 걸 어떻게 평가하나.

“이준석의 승리는 기성 정치인·시스템에 대한 탄핵이다. 유권자들이나 당원들이 ‘싹 다 뒤집어엎고 싶다’는 뜻을 표출한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에는 90년생인 김용태 후보가 선출됐다. 80년대생 당 대표도 파격인데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최고위원 나이는 90년생까지 끌어내려 더 큰 파격을 만들어냈다.”

―’꼰대 정당' 이미지가 강하던 국민의힘이 정말 바뀐 것인가.

“글쎄. 우리 당의 과거를 보면 이길 수 있으면 이길 방법을 택하고, 이길 방법이 안 보이면 굉장히 본질적인 선택을 해왔다. 지금은 우리 당이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당원과 지지층이 이길 방법을 찾은 것이다. 과거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 홍준표·황교안 등 보수색 강한 분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준석 체제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느냐 마느냐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1970년대생 초선인 김웅·김은혜 의원은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에서 떨어졌는데.

“이 대표가 출마하지 않고 김웅 의원이 본선에 올라갔다면 아마 김 의원이 1·2위를 다퉜을 것이다. 그만큼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컸다고 생각한다. 물론 민심은 더 파격적인 것을 원했다. 70년대생 형님들이 화내실 것 같지만 그들도 큰 정치적 흐름을 만들어낼 기회를 놓친 것 같다. 70년대생은 산업화의 유산과 디지털 세대를 잇는 교량의 역할 정도인 것 같다.”

―’0′선 당대표 당선은 오히려 국민의힘의 허약함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주요 지지층인 고령층은 점점 늙어가고 대안은 없고.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30대로 당 간판을 바꾸자는 세대교체론이 먹힌 것이다. 보수는 이제 반공 보수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보수의 기준도 글로벌하게 바뀌어야 한다. 박정희식 국가주의 보수에서 벗어나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해야 한다.”

2030의 정치는 통치 아닌 사회운동

―2030 세대의 정치가 기성세대 정치와 다른 게 뭔가.

“2030세대라고 입신양명(立身揚名)이나 출세에 대한 뜻이 왜 없겠나.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는 정치적 ‘권위’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중시한다. 권위는 위에서 시키면 따르는 수직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영향력은 나의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수평적 개념이다. 과거식 정치가 통치의 개념이었다면, 이젠 사회에 무브먼트(움직임)를 일으키는 게 ‘젊은 정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을 국민의힘으로 영입하기 위해 2030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2030 정치인들이 신선한 아이디어를 대선 후보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유력 대선 주자들이 2030과 소통한다고 쇼 같은 건 안 했으면 좋겠다. 60대는 50대와 소통을 잘해도 괜찮다. 세대별로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지난 4·7 재·보선 때 2030이 국민의힘에 지지를 보냈다. 이런 지지가 계속 이어질까.

“2030세대의 국민의힘 지지가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장한 ‘결과의 평등’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극명하게 본 사람들이 지금 2030이다. 그들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가 얼마나 위선적인지 ‘조국 사태’ 등을 통해 깨달았다. 예전엔 민주당을 싫어해도 꼰대 같은 국민의힘을 찍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 꼰대 같지 않은 정치 세력이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보수 정당이 호남과 거리를 좁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호남 유권자 다수는 진보 성향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굉장히 점잖은 문화고, 어르신들은 보수 성향에 가깝다. 그럼에도 박정희·김대중 시대 때부터 내려온 지역 감정과 5·18이 겹쳐 도저히 국민의힘은 못 찍겠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전두환 신군부와 정말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국민의힘 이미지가 이 대표 선출을 계기로 개선되면 호남에서 많은 호응을 얻을 것이다. 민주당도 호남에서 2030 당원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분명히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

DJ·YS·盧는 시대를 이끈 정치인

―보수 세력 안에는 ‘태극기 부대’란 강경 세력이 있는데.

“태극기 부대를 주도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태극기 집회 등에 참여하는 분들은 끌어안아야 한다. 이들은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들이고 과거 산업화 시대의 성공을 일군 분들이다. 이들을 존중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나.

“정당하다. 보수 정당은 법과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 시절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했다. 이걸 못 받아들인다면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에게 억울한 면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는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 태극기 부대에도 이 점을 잘 설득해야 한다.”

―닮고 싶은 정치인이 있나.

“김대중·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 시대를 만든 정치인이다.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 거인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건 세계화·정보화 정책은 보수 정당이 추진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심지어 법인세 인하까지 했다. 자기 진영이 아닌 국가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용기 있게 한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등 아무도 손대지 못했던 일을 과감하게 해냈다.”

☞천하람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와 고려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2012년 변호사가 됐다. 지식경제부 법무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을 거쳤다.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고려대 로스쿨을 다닐 때는 학생 대표를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엔 ‘젊은 보수’란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다. ‘젊은 보수’ 시절 법인세·근로소득세 40% 감면, 부실 대학 100곳 재정 지원 중단, 외국어고·자사고 육성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작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영입됐고 전남 순천에 출마해 득표율 3%로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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