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영업자, 文정부 비판 "가족 생계 걸고 일한적 있나"
배훈천(53) 커피 루덴스 대표는 13일 전남 담양의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다. 전날 광주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자영업자 입장에서 정부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그는 평소처럼 커피를 볶고 파스타를 만들었다. 배씨는 “일요일 오후라 매상을 좀 올려야 하는데, 사람이 별로 없다”며 웃었다. 그는 광주에서 정부를 공개 비판한 것에 대해 “두렵고 떨리지만 개돼지처럼 침묵하며 살지 않겠다”며 지역을 볼모로 잡은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싸우겠다고 했다. 배씨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분들이 우리처럼 가족들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해본 적 있느냐”며 “광주 분들, 그렇게 가벼운 분들 아니다. 그분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광주에서 자라고 일해 왔나.
“전남대 86학번이다. 1학년 때 운동권 서클에 들어가 87년 6월 항쟁에 참여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다수파의 횡포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다. 원래 반골 기질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고 누구보다 그들의 당선이 기뻤다.”
-졸업 후 바로 창업했나.
“학습지 영업을 하다 창업을 했다. 장난감 대여업도 하다가 2010년부터 커피 가게를 열었다. 지금은 광주와 담양에서 가게 2곳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에서 커피점을 하며 현 정부를 공개 비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두렵고 떨리는 것도 사실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저임금이 올라 젊은 친구들을 쓰지 못하게 됐다. 1시간에 커피 2~3잔을 팔아도 직원 1명 시급을 줄 수가 없다. 현 정권 들어 내 식구 먹여살리는 것과 나의 삶까지 망가트리는 것을 깨달았다. ”
배씨는 만민토론회에서 “2017년 190만원 월급 주는 직원 1명, 6500원 시급 주는 알바 2~3명 데리고 즐겁게 일하다가 월급날 ‘감사합니다’ 인사 들으며 뿌듯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 소중한 일상이 청산해야 할 적폐가 됐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호남대안포럼’ 활동을 시작했던데.
“페이스북에 이런 불만을 적었더니 몇 분의 지역 교수님들이 ‘호남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서 참여하게 됐다. 원래 삶의 기조가 정부 탓하지 말고 세상에 적응하며 아이들 잘 가르치고 살자였는데 이렇게 됐다.”
-자영업자가 정치적 목소리를 낸다는 건 위험한 일이다.
“용기가 필요하다. 생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개돼지처럼 숨죽이고 살 순 없다. 그리고 광주 분들, 그렇게 막혀 있지 않다. "
-다른 활동을 하는 건 없나.
“광주에 대형 복합 쇼핑몰 유치 운동을 하고 있다. 88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목적은.
“광주가 반(反)기업 정서가 심각하다. 소상공인들 위한다며 대형 쇼핑몰을 막고 있는데 현실은 지역경제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
-대형 쇼핑몰이 오면 자영업자들은 불리하지 않나.
“문제는 대형 쇼핑몰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대기업들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니 다들 자영업으로 몰리지 않나. 기업이 살아 좋은 일자리가 생겨야 자영업자도 산다. 그리고 광주 시민들도 대형 쇼핑몰을 원하고 있다. 지역의 반기업 의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전에 정치 활동을 한 적이 있나.
“유시민씨 말이 좋아 개혁당 당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실망해서 곧 그만뒀다. "
‘만민토론회’는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주대환 ‘제3의길’ 발행인, 민변과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말 대전에서 탈원전을 주제로, 다음 달에는 대구와 부산에서 교육과 한일관계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이어간다. 주대환씨는 “지식인들이 주로 참여하지만 지역의 숨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새로운 정치적 흐름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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