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율 1위 달리는데, 야권서 뜨는 최재형의 비밀
최, 입양 등 훈훈한 인간 스토리
출마 땐 돕겠다는 의원들도 많아
이준석 "대권 충분히 감당할 인물"
현재 가장 유력한 야권의 대선 주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각종 여론조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3월 4일 사퇴 이후 잠행하던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사실상 첫 공개 행보를 하고 공보 인력을 갖추는 등 본격 행보에 나설 채비를 차리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전히 ‘윤석열 대안론’이 살아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지가 불확실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윤 전 총장이 결국엔 입당을 하더라도 경선 흥행을 위해서 경쟁력을 갖춘 대안 후보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대표적인 대안이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그는 내년 1월 1일 임기가 끝나지만 한 지인은 13일 “최 원장이 감사원장직 사퇴, 정계 진출에 대한 결심을 이미 했다”며 “7월말 또는 8월초 감사원장직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최 원장이 제헌절인 7월 17일에 맞춰 대선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이미 수명이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1987년 헌법 체제’를 바꾸겠다는 개헌 의지를 밝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 원장 본인의 발언은 지난달 20일 알려진 “(대선 후보 거론에 대해)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는 게 전부지만, 각종 시나리오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그가 침묵을 지키는 사이 정치권에서 ‘최재형이 결심하면 돕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 출마 설득에 적극적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전직 국회의원,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 등 여러 인물이 그런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최 원장 출마에 대비해 공보 조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한 전직 의원은 “이제 우리나라에도 반듯한 지도자가 필요하고, 그런 지도자로 최 원장이 적합하다고 본다”며 “여러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야권에 강력한 대선 주자가 있는데도 최 원장이 나서야 한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선 “최 원장에게는 감동적인 인간 스토리가 있다”며 “자녀를 입양해 키워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중적으론 덜 알려져 있지만 정치권에선 최 원장 집안의 모범적인 병역 이행, 고교 시절 선행 등을 망라해 “미담 제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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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입장에선 윤석열이나 최재형이나 정보 차이 없다”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서도 최 원장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이 여럿이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의원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선호하는 대선 주자에 대한 의원들의 분화가 시작된 것 같다”며 “의원들 입장에선 윤석열 전 총장이나 최재형 원장이나 알려진 정보 차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달리 공개적으로 최 원장을 지지하는 의원이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본인이 출마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하겠다는 말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원장의 출마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최 원장 생각을 알기 위해 직접 만나 대화를 해보고 싶은 의원들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이런 흐름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입당이 늦어진다는 건 결국 국민의힘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가 윤 전 총장의 주변에 많다는 방증이고, 그런 경우 현역 의원 입장에선 적극적으로 윤 전 총장을 도울 유인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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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최재형, 대권 감당 충분한 인물”
지난 11일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는 경선 때부터 줄곧 대선 경선 ‘엄정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선 뒤 언론 인터뷰에서 최 원장에 대해 “매우 훌륭한 분이라는 전언은 2년 전부터 듣고 있었다”며 “대권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인물이라는 제 개인적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의사가 확인되기 전까지 당이 앞장서서 그분을 당기고, 자꾸 언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선 “만약 8월 정도까지 (입당을) 결심하지 못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도 답답한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을 때 대세론은 힘을 더 얻을 것”이라고 했다. 13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선 “‘안철수’의 선례가 타산지석이 되길 바란다”며 “윤석열 대세론’이 있지만 그의 공정 어젠다가 끝까지 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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