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약간""신종플루 고통의 80%"..얀센 48시간 반응들
"약간의 두통과 근육통 정도다. 열도 없어 크게 힘들지 않았다."
"잠에서 깰 정도로 오한이 심했다. 체중이 1.8kg 줄었다. 신종플루로 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는데 그때의 80% 정도 고통이더라."
지난 10일부터 만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 관계자 등 약 90만명이 얀센 백신을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은 뒤 경증 이상의 반응이 48시간 정도 갈 수 있고, 더 지속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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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접종 후 48시간 물어보니
얀센 백신을 맞은 지 48시간이 지난 이들 5명에게 접종 직후, 24시간 후와 48시간이 지난 뒤 상태를 묻자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대부분 약간의 두통과 근육통, 오한을 느꼈다고 했다. 약을 먹고 회복을 기다렸고, 48시간이 지난 뒤에는 접종 이전 컨디션의 90% 이상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11일 오전에 접종한 직장인 이모(32)씨는 "당일 잠자리에 들기 전 약을 한 알 먹고 잤다. 약한 두통 외에 별 반응이 없었다. 접종 24시간이 지난 뒤에도 두통은 계속됐다. 주말이라 낮잠을 잔 뒤 훨씬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48시간이 지난 뒤 이씨는 "주사 부위에 약간의 근육통이 있을 뿐 열도 없고,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30대 A씨는 "열이 나고 으슬으슬한 기운에 잠이 오지 않았고 새벽에도 오한으로 여러 번 잠에서 깼다"면서 "접종 다음 날 새벽 4시부터 점심까지 근육통이 심해 가장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48시간이 지난 뒤 "두통이 더 심해지고 근육통이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내려가는 느낌이었다"면서 "일상생활은 할 수 있지만, 체력저하가 꽤 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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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휴가 왜 필요한 건지 알 것 같다"
체중이 1.8㎏ 이상 빠질 정도로 큰 몸살을 앓았다는 이도 있었다. 11일 접종한 이모(33)씨는 "접종 6시간 이후 미열이 느껴져 타이레놀을 복용했고 12시간 이후 두통과 오한이 와서 또 먹고 잠들었다. 17시간이 지난 뒤 오한이 심해 잠을 잘 못 잤다. 24시간이 지난 뒤 증상이 조금씩 나아졌다"고 전했다.
이씨는 "24시간 뒤 접종 전 상태의 60% 정도 컨디션이었다면 48시간 뒤에는 90% 정도로 회복됐다"면서 "과거 신종플루로 응급실에 실려 가 타미플루를 먹은 적이 있다. 백신 이후 고통이 제일 심할 때는 체감상 그때 고통의 80% 정도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백신 휴가가 왜 필요한 것인지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접종 당일보다 다음날 휴가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씨는 "일상생활도 힘든데 업무는 정말 힘들 것 같다. 접종 이후 하루 정도는 옆에 누군가 있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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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지나도 계속되면 병원 가야
이 밖에도 "전반적으로 근육통이 있었지만, 오한이나 두통이 전혀 없었고 24시간이 지난 뒤에도 괜찮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접종 3일째 질병관리청이 보낸 알림 문자에 따르면 알레르기 반응, 접종부위 통증, 발열·피로·근육통 등이 이어지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얀센의 경우 AZ 백신과 비슷하게 이상 반응이 온다. 다음 날이 가장 심하고 해열제나 진통제를 먹으면 3일째는 대부분 해소가 된다"며 "이후에도 열이나 두통 복통 등 이상 반응이 계속되면 병원에 꼭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속도전 양상으로 가면서 용량이나 연령 위반 등 접종 오류가 나오고 있다"면서 "안전하고 체계적인 접종을 통해 사고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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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휴가 사각지대, 어려움 호소도
1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얀센 접종 대상자(97만 7644명) 중 58%(56만 5847명)가 접종에 참여했다. 첫날이었던 10일 25만 1787명, 11일 20만 1275명, 12일 11만 2701명이 접종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얀센 48시간 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백신 휴가를 받을 수 없는 일부 직장인, 특수고용직이나 배달라이더 등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난 30대 라이더 김모씨는 "접종 당일 약간의 근육통과 두통이 있어 약을 먹고 일했고, 다음 날도 약을 먹으며 일하다가 평소보다 2~3시간 일찍 들어갔다"며 "생계 부담으로 반나절 이상 쉬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정부는 백신 휴가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권고 수준이다. 일부 의원들이 감염병예방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아직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 중이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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