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대결서 앞선 '신세계', 네이버 손잡고 반쿠팡 전선 확대

최승근 2021. 6. 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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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맞수 롯데에 한 발 앞서
인수 성공 시 이커머스 빅3로 껑충..새로운 쿠팡 대항마로 부상
요기요 인수전 참여 여부 관심,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신세계

신세계와 롯데가 맞붙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가 승기를 잡았다. 신세계가 성공적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이커머스 업계 재편은 물론 국내 유통업계의 시장 판도도 뒤바뀔 전망이다. 신세계는 그간 협력을 이어온 네이버와 함께 쿠팡을 견제하는 새로운 대항마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15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신세계그룹(이마트)을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로 거래 금액은 약 4조원으로 알려졌다. 이중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약 20% 가량의 금액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작업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앞서 진행된 본입찰에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등은 최종 입찰에는 불참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이커머스 업계는 물론 전 유통업계의 이목이 신세계에 집중되고 있다.


자체 온라인 몰인 SSG닷컴을 중심으로 최근 인수한 패션 플랫폼 W컨셉과 이번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까지 온라인 사업이 대폭 강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 빅3 중 하나인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을 포함한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수전에서 신세계가 한 발 앞서 나가면서 유통가 맞수인 롯데는 발등이 불이 떨어졌다. 그룹 역량을 한 데 모은 롯데온의 부진이 길어지는 데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경쟁력에서도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작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 비중이 유통산업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온라인 시장이 유통업계의 메인이 된 상황이다.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얼마나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하느냐가 생존을 결정하는 문제가 됐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네이버,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빅3로 단 번에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조원으로 SSG닷컴(4조원)을 더하면 24조원 규모로 몸집을 불리게 된다. 네이버가 27조원, 쿠팡이 22조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거래액 규모로는 쿠팡을 앞서게 된다.


특히 네이버와는 전략적 동맹을 맺고 있어 반쿠팡 연대의 움직임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경우 지난 3월 뉴욕 증시 상장을 계기로 전국 곳곳에 물류센터를 확대하고 배송 인프라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네이버와 신세계는 기존 물류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자체 물류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SSG닷컴은 자체 물류망을 활용하고 있지만 수도권에 제한돼 전국구 배송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이마트나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매장이 전국 곳곳에 위치해 있는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배송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 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 거점화 작업이 속도를 낼 경우 빠르게 전국구 배송망을 완성할 수 있다”며 “이커머스 빅3 업체 간 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오는 24일로 예정된 배달앱 요기요의 본입찰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조원 규모의 인수대금을 마련하면서 2조원대로 평가되는 요기요 입찰까지 동시에 진행하기엔 재무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부담을 낮춰 본입찰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본입찰의 경우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신세계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한 쿠팡이 쿠팡이츠로 배달앱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신세계도 요기요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앞서 신세계는 "요기요를 통해 유통과 라스트마일을 연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를 동시에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두 곳 모두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라스트마일 서비스까지 사실상 유통 전반에 대한 사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B마트나 요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대형마트와 연동될 경우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배달 서비스와는 비교가 불가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전 영역을 아우르는 진정한 유통공룡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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