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경기 출전 정지' 고독한 길 걸어야할 송승준 "명예회복 하고 싶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6. 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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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롯데 송승준. 롯데 자이언츠 제공


명예로운 은퇴를 꿈꿨던 롯데 최고참 송승준(41)이 기로에 섰다.

송승준은 최근 금지약물을 소지한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송승준에게 한 시즌 경기 수의 50%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 2017년 당시 팀 동료였던 이여상(현 개명 후 이로운)에게 금지 약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송승준은 지난 3월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시 그는 “‘줄기 세포 영양제’라고 주장하는 제품을 받았지만 금지 약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되돌려줬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KADA에서는 소지한 것 자체만으로 징계를 내렸다. 72경기 징계는 KBO리그에서 금지 약물과 관련된 최고의 중징계다. 송승준은 명예회복을 위해 항소를 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송승준은 플레잉 코치로 뛰기로 결심했다. 팀에 도움이 되는 업무를 하면서 은퇴를 준비하기로 했다. 구단과 상의한 은퇴식 시기는 6월 이후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송승준과 롯데 측이 은퇴식 날짜를 잡아나가야할 시기다. 그러나 송승준이 KADA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선수 본인은 물론 롯데 측도 은퇴식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됐다.

구단 측은 “현재로서는 은퇴식에 대해 결정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KADA측에서는 구단의 언급을 자제해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롯데가 송승준의 징계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었던 이유다. 항소와 관련해서는 선수 개인이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구단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다. 다만 항소 결과를 지켜볼 뿐이다.

송승준으로서는 고독한 싸움이 시작됐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지 자체만으로 징계를 받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실제로 금지 약물을 복용한 선수와 같은 급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7년 최경철 SSG 2군 코치(당시 삼성)은 소변 시료에서 금지 약물인 스타노졸롤이 검출돼 72경기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미 은퇴를 선언한 송승준에게 징계는 실효성이 없다. 송승준은 “다른 무엇보다 명예로운 은퇴를 하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경남고를 졸업한 뒤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가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고향팀인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송승준은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롯빠 아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이 크다. 팀을 향해서 헌신을 다 했기 때문에 자신의 선수 생활 말년을 금지 약물로 얼룩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징계가 발표된 이후에도 송승준은 구단 업무를 돕고 있었다.

KADA에 항소를 해 징계의 수위가 낮아진 사례도 있다. 지난 2016년 KLPGA 투어의 소속 선수가 양성 반응이 나와 1년 징계가 나왔지만 감기약을 실수로 먹었다는 선수의 소명이 받아들여져 6개월로 감경되기도 했다.

송승준의 징계의 쟁점은 금지 약물을 돌려줬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이 부분에서 받은 사람과 준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송승준이 원하는 명예로운 은퇴를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해 증명해야한다.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송승준은 홀로 고독한 싸움을 해야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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